- 5대 암환자 관련 당일 검사 원칙
- 심장·뇌혈관질환 신속한 처치
- 경증환자 줄이고 중증에 집중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부산백병원은 지난해 10월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이 사업의 선정과 동시에 일반병상 33병상을 줄여 총 810병상을 운영한다. 대신 암 환자, 심장·뇌혈관질환, 중증·응급환자, 고위험 산모·신생아, 장애 산모, 희귀질환 등 중환자 중심의 필수의료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증상이 심각하지 않거나 응급 상황이 아닌 환자는 부산 울산 경남 40여 개 협력 병·의원에 보내는 방식으로 경증 환자를 관리하고 중증환자의 비중을 늘린다. 기존 병원 간 이뤄지던 단순 환자 의뢰·회송에서 벗어나 ‘신속진료(Fast Track) 시스템’을 도입, 의료기관 간 진료 정보를 교류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했다.

부산백병원은 주요 5대 암과 관련, 당일 검사를 하고 심장혈관흉부외과는 급성대동맥증후군에 대비해 24시간 전문의 당직제를 시행한다. 왼쪽 사진은 심장 수술 장면, 오른쪽은 위내시경 모습. 부산백병원 제공

■ 주요 5대 암 환자에겐 ‘당일 검사’

암 환자의 경우 주요 5대 암(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유방암)에 대해 당일 검사를 한다. 이후 관련 진료과목 전문의가 모여 진료하는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진단 및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치료 과정에서는 교육과 상담을 활성화해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자가관리를 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부산백병원은 골든타임이 관건인 심장·뇌혈관질환은 권역 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들과 연계·협력하는 ‘패스트 트랙’을 적극 활용한다. 이는 지역 완결형 네트워크를 구축, 병원 간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증상 발현부터 최종 치료까지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또 중증응급 전담과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를 각각 채용하는 한편 총 10개 병상의 응급중환자실을 구축해 인력과 시설을 갖췄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의료진 간 환자 정보를 즉각적으로 공유해 응급처치, 응급검사 및 수술을 빠르게 준비하도록 전산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의 핵심인 급성대동맥증후군, 소아 급성복부질환, 산부인과 응급질환 등에 대해선 전문의 순환 당직제를 운영한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외과, 산부인과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한다. 야간과 휴일에도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중증 응급환자가 언제든지 적절한 진료를 받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 지역 최초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신생아 집중치료지역센터,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운영한다. 부산지역 분만 병원, 보건기관과 협의체를 구성, 임신부터 분만 이후까지 관리뿐만 아니라, 24시간 전문의 진료를 통해 신생아 집중 치료와 추적관리를 책임진다.

■ 경증환자 대신 중증환자 늘리기

인제대 부산백병원 전경.

부산백병원은 지난 2007년 지역 최초로 질병관리본부 지정 희귀난치성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동안 부산 울산 경남 권역 유일의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서 희귀질환자에 의료·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의료인 대상의 희귀질환 교육 프로그램도 보급해 전문 의료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국가 차원의 희귀질환자 관리를 위해 희귀질환 진료비율 통계 프로그램을 구축해 질병관리청과 통계자료를 공유한다.

부산백병원은 최종적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줄이고 중증질환자 비중을 높여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방침이다. 1·2차 병원(의원 및 종합병원)과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 간 진료의 연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영상검사 자료, 임상결과, 처방약품 등 환자의 진료정보를 공유한다. 협력 병·의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실무자 교육, 연수강좌 및 학술행사, 간담회도 정기적으로 마련한다.

부산백병원의 ‘중환자 늘리기’는 지역 필수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경증 환자의 분산을 통해 응급실 과밀화를 방지하고, 전공의 의존도를 낮춘 전문의 중심의 진료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공의는 수련과 교육에 집중하고, 환자는 신속한 진료와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된다. 그 결과 병원 간 협업을 통해 지역의료가 균형 있게 발전하며, 지역 내에서 적기에 중증 환자 치료가 가능해짐에 따라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백병원 양재욱 병원장은 “부산 울산 경남을 대표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중증·응급·희귀질환에 집중해 지역 필수의료를 안정화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민이 불필요하게 수도권으로 원정 의료를 떠나지 않게 하고, 중환자가 제때 신속하게 치료받도록 지역 필수의료의 체계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