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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동력 잃고 사태 장기화…“올해 영화제 파행 불보듯”

BIFF 어디로 가나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5-31 20:38:4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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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문영 위원장·이사진 면담 불발
- 허 위원장 복귀 점치던 영화계
- 뒤집힌 상황에 패닉 ‘시계제로’
- 영화제 위상 추락 협찬도 악영향

부산국제영화제(BIFF)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개인적 문제로 불거진 논란과 더불어 결국 사퇴하기로 마음을 굳히며 BIFF와 영화계는 걷잡기 힘든 혼돈에 빠졌다.

31일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부산국제영화제(BIFF) 남송우 이사가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 관련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BIFF는 허 집행위원장의 개인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사표 수리를 보류한다고 밝혔고, 영화계는 모든 사항을 고려할 때 올해 BIFF 파행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BIFF는 31일 이용관 이사장과 이사 3인(남송우 이청산 허은)의 면담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며 허 집행위원장 개인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복귀를 기다리기로 하고 사표 수리는 그때까지 보류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영화제 준비를 위해 필요한 긴급사항들에 관해서는 2일 개최 예정인 이사회에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혁신위원회와 현안 진상 조사를 포함한 과제도 이날 이사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앞서 허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면담을 앞두고 국제신문 취재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화제에 복귀할 수 없다”고 알렸다. 사퇴 결심을 굳힌 이유로는 한 매체가 제기한 “집행위원장 재직 중 발생한 부적절한 언어·성적 표현” 주장을 언급했다. 이날 한 매체에 허 집행위원장에게서 ‘부당한 성적 표현’ 등과 관련된 피해를 입었다는 A 씨의 주장이 보도됐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만 해도 허 집행위원장이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허 집행위원장 역시 문자메시지에서 “지난 30일까지 복귀에 무게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적막감이 감도는 BIFF 사무국. 김영훈 기자
영화계는 ‘패닉’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올해 영화제 정상 개최가 정말 가능하냐”고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운영위원장 도입(지난 9일)과 허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11일)으로 불거진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새 국면을 맞자 BIFF 개최를 놓고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영화계에서는 나온다.

이번 BIFF 사태 이후 영화계는 내홍을 수습하고 영화제를 정상 개최하기 위한 제1 조건으로 허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서울과 부산지역 영화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허 집행위원장의 복귀와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사퇴를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용관 이사장마저 “문제 해결 뒤 사퇴”를 표명(15일)한 만큼 5개월도 남지 않은 영화제의 정상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 BIFF와 영화계는 공감했다.

이날의 상황 전개로 BIFF 쇄신 등 그간 제기된 과제도 험로에 처했다. 폐쇄적 시스템과 수뇌부에 좌우되는 조직운영 방식 등 그간 논란이 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청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체가 묘연해지고 동력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대내외 이미지 추락에 따른 협찬 악영향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끝없는 논란과 분란을 일으키는 조직을 기업이 좋게 볼 리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15일 기자회견 직후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수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을 대행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사회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권고한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영화인은 “현 집행부 문제로 불거진 논란을 현 집행부가 수습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영화제 정상 개최에 힘을 모은 뒤 혁신을 논해야 순서가 맞다고 생각한다. 정상 개최가 힘들어진 마당에 혁신이 되겠느냐”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영화산업 관계자는 “BIFF 파행은 관련 단체와 지역문화 차원에서도 큰 손해로 이어지므로 우려가 크다”면서도 “하지만 영화제 위상 추락은 이제 막을 수 없다. 국내외 영화인들을 위해서라도 과감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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