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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 건넌 아이가 쓰레기? 제대로 된 장례문화 확산되길”

유기동물의 사랑을 찰칵 '펫토그래피' <10> 박일 ‘아이별’ 대표·박수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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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장례업체 운영 박일 씨

- “아이 4명 떠나보내며 불편 겪어
- 미안함 덜 수 있는 장소 창업했죠”

# 리트리버 길렀던 박수연 씨

- “충분히 울고 슬퍼할 시간 중요
- 장례에 대한 사회적 공감 기대”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반려인의 40% 정도는 땅에 묻는다.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이 가정에서 숨지면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야 한다. 대다수 반려인은 추억과 세월을 함께한 가족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합법적인 반려동물 사체 처리 방식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동물병원 위탁이다.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에서 사망하면 의료폐기물로 분류되어 동물병원에서 처리하거나 폐기물처리업자 또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운영자에게 위탁한다.

두 번째는 동물장묘업 등록시설을 통한 처리다. 동물전용 장례식장에서 화장·건조장·수분해장으로 사체를 처리한다. 동물장묘업을 운영하려면 농림축산식품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을 해야 한다. 동물장묘업으로 정식 등록되었어도 허가받지 않은 사항에 대해 운영을 하면 불법 장례업체로 구분되니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방법은 종량제 봉투에 배출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사체는 생활폐기물에 해당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국동물장례협회는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의 사체는 인도적인 방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펫토그래피 취재진은 지난달 20일 반려동물과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부산 기장군 반려동물 장례업체 ‘아이별’의 박일 대표와 3년 전 아이별에서 반려견 ‘상추’를 떠나보낸 박수연 씨를 만났다.

■미안함을 덜 수 있는 공간

반려동물 장례식 절차를 설명하고 있는 아이별 대표 박일 씨. 오미래 PD
박일 대표는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나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아이별을 설명했다. 반려동물 장례절차는 어떻게 될까. 먼저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박 대표와 상담한다. 보호자가 장례를 원하면 장례지도사가 배정되고 장례가 시작된다. 먼저 아이의 몸을 깨끗이 닦고 보호자가 원하는 다양한 종교 예식과 방식에 따라 입관식을 진행한다. 추모실에서 충분한 추모 시간도 주어진다.

추모가 끝나면 동물전용 화장시설에서 화장한다. 유골은 보호자가 가지고 가거나 아이별 2층에 마련된 봉안당에 안치할 수 있다. 보호자의 선택으로 유골을 고온에 녹인 뒤 굳혀 만든 보석인 ‘메모리얼 스톤’으로 간직할 수도 있다. 장례비용은 25만~30만 원이다.

이날 아이별에는 한 가족의 장례가 진행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취재진에게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는 최대 하루 네 번 장례가 치러진다. 한번의 예식에 한 가족만 들어갈 수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아이를 보내는 시간이 결코 쉽지 않다. 타인이 있으면 온전히 위로받지 못하고 슬픔을 드러내기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이런 공간을 만든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반려견 네 마리를 기른 경험이 있는데 지금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박 대표는 아이들을 떠나보내며 예약도 따로 받지 않고 여러 가족이 섞여 순번을 기다리는 장례업체를 이용하며 불편을 겪었다. “죽은 아이를 안고 장례 순서가 오길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더 정성껏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아이별을 열었습니다.” 박 대표는 “아이들 생전에 못해준 게 생각나 미안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며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덜고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핑을 잘 한 ‘상추’

3년 전 세상을 떠난 박수연 씨의 반려견 래브라도 리트리버 ‘상추’가 아이별에서 장례를 치르던 모습. 박수연 씨 제공
3년 전 아이별에서 반려견 ‘상추’의 장례를 치른 박수연 씨도 만났다. 박 씨는 상추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입을 뗐다. 영화 ‘블라인드’에 나온 시각장애인 안내견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보고 매력을 느껴 입양하려고 수소문하던 박 씨는 3개월 만에 파양 위기에 놓인 래브라도 리트리버 소식을 듣게 된다. 귀여운 외모에 입양했지만 왕성한 활동량을 견디지 못한 한 견주가 파양을 결심한 것이다.

박 씨는 곧바로 입양해 ‘상추’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상추는 박 씨의 품에 온 뒤에도 크고 작은 사고를 쳤다. “다 씹어먹고, 다 부수고 그래도 그 모습마저 너무 예뻤어요. 너무 매력적인 강아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취재진은 박 씨에게 상추와 함께 했던 순간 중 기억에 남는 것을 물었다. 박 씨는 “2016년 송정해수욕장에서 반려견 서핑대회에 참가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본디 어업을 돕던 견종이었던 래브라도 리트리버에게 서핑대회는 물만난 물고기와 같았다. 그는 “원 없이 수영하고 백사장에서 목줄 없이 뛰어 놀고 했던 때가 상추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상추와 박 씨는 2등을 차지했다.

■항상 내 곁에 있던 상추가 떠났는데

상추와의 이별은 갑자기 찾아왔다. 전날까지 함께 산책하던 상추가 아침부터 숨을 헐떡이며 움직임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박 씨는 “본능적으로 상추가 오늘 무지개 다리를 건널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곧바로 동물병원을 찾아 할 수 있는 치료를 모두 했지만 상추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박 씨는 40kg이 넘는 상추의 장례를 위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종량제 봉투에 버릴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그렇게 하기 싫었다. 예식절차가 없는 공장형 장례도 께름칙했다. 팸플릿을 보고 아이별을 알게 된 그는 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장례를 의뢰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추모할 시간조차 충분하지 못했던 박 씨. 박 대표는 이에 충분히 추모와 이별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박 씨는 “추모할 수 있는 시간 제한을 두지 않았던 게 지금 생각해보니 고맙다”며 “충분히 울고 슬퍼할 시간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추에게 나와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는지 꼭 물어보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 씨가 상추의 장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그 돈을 주고 장례를 했다고?’와 ‘사람도 안하는 장례를 개가 해?’였다. 그는 이에 대해 “1년에 한 번 볼까말까 한 친척이 돌아가셔도 회사에서 병가를 주고 조의 용품을 지원해주는데 1년 365일 함께 지낸 반려동물 장례식에는 주변 시선이 냉담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이해하긴 힘들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공감은 해줄 수 없어도 ‘그냥 그런 일이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줬으면 해요. 반려동물 인식이 더 개선돼 장례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제작지원 : BNK 부산은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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