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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 어려운 췌장암 생존율 20년째 제자리

2014년 5년 생존율 10.1% 그쳐…1993년 9.4%와 큰 차이 없어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7-04-17 19:19:24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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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영애 숨지며 다시 주목

- 소화 효소·인슐린 분비 담당
- 복통·체중감소·황달 증세 동반
- 사이버나이프 항암치료 효과

애플 창사자인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췌장암으로 사망한 데 이어 부산 출신의 국민배우 김영애 씨가 지난 9일 같은 병으로 숨지면서 췌장암의 예방법과 치료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영화 '사랑과 영혼'의 주인공 패트릭 스웨이지도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췌장암은 국내 10대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못해 '걸리면 죽는 병'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 결과 췌장암 진료 인원은 2012년 1만2829명에서 2014년 1만8017명으로 2년 사이 40.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의 환자가 전체 70.5%를 차지했다. 환자 대부분은 진단 후 1년 이내에 사망하고 5년 생존율은 10.1%에 그쳤다. 이는 20년 전인 1993년(9.4%)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췌장암 생존율이 20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은 특징적인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화 효소와 혈당조절 인슐린 공장

   
고신대복음병원 간담도췌장외과 신동훈 교수가 체장암 수술을 하고 있다.
췌장은 상복부 중앙을 가로지르며 위장 뒤편(복강의 후복벽)에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다. 겉에서 만져지지도 않고 개복해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체 길이는 15㎝, 무게는 100g가량 되고 머리, 몸통, 꼬리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췌장은 하루 1500㏄ 정도의 소화 효소와 혈당 조절을 위한 인슐린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진한 담배 연기 속에서 술이 쏟아져 들어오면 췌액과 인슐린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췌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췌장이 힘들고 지치면 걸리는 질환이 췌장염과 췌장암이다.

■원인과 증상

   
고신대복음병원 간내과 박은택 교수가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도 조영술(ERCP)로 췌장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췌장암의 원인은 생활양식, 환경, 식생활, 기호 등의 변화, 특히 흡연, 음주, 당뇨 및 만성 췌장염, 육식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췌장암의 3대 증상은 복통, 체중 감소, 황달. 암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암이 췌장의 머리에 발생하면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몸통이나 꼬리에서 발생하면 복통이나 체중 감소(6개월 안에 정상 체중의 5% 이상)가 두드러진다. 이 밖에 식욕 부진, 전신 권태감, 헛구역, 구토, 설사, 변비 같은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췌장암에 따른 복통은 반듯하게 누우면 심해지고, 앉아서 무릎을 끌어안는 자세를 하면 덜한 특징이 있다.

■진단과 치료

안타깝게도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담도를 막아 황달을 일으키는 경우를 제외하면 조기에 발견하기 곤란하다. 진단 방법으로는 CA19-9 종양 표지자 검사, 복부 초음파, 복부 단층촬영(CT),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도 조영술(ERCP) 등이 있다. 췌장암의 주된 치료로는 외과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 등 세 가지가 있다. 종양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치료한다. 췌장암은 수술적인 절제가 선행돼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암 세포를 죽이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경구나 혈관으로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최근 개발된 항암제로 췌장암, 특히 전이성 췌장암에 치료 반응률이 높게 나타난다.

■새로운 치료법과 조기 진단법

난공불락으로 꼽히는 췌장암을 정복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첨단 암 치료기인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해 암 세포가 주위 조직으로 광범위하게 침범해 수술할 수 없는 국소 진행된 췌장암 부위에 고선량 방사선을 1회 또는 몇 차례 집중적으로 조사(照射)하는 '체부정위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병행해 효과를 보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10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13명에게 사이버나이프 치료를 한 결과, 5명(38.5%)이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팀이 혈액검사로 췌장암(췌장선암)을 90% 이상 검출할 수 있는 조기 진단법을 최근 개발해 임상시험을 거쳐 1, 2년 후 상용화할 계획이다.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조기 수술로 췌장암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도움말=신동훈 고신대복음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 박은택 고신대복음병원 간내과 교수, 최철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방사선종양학과 과장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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