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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정도전의 '매뉴얼' 복지계에도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7-22 19:17:4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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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에서 종영된 역사드라마 '정도전'은 정통사극임을 표방했는데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왕권정치의 부패와 전횡을 예방하며 이상적인 나라를 세우기 위한 법전인 '조선경국전' 제정을 놓고 개국 임금인 이성계를 설득하는 뚝심과 왕자 이방원의 독설에 맞서는 개국공신 정도전의 그칠 줄 모르는 기개가 인기 비결 중 하나였다.

지금 '한 분'만을 바라보는 힘없는 여당 체제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재미가 쏠쏠했다. 고려에서 새로운 세상인 조선을 열기 위해서는 그 도구로써 기본틀이 있어야 했다. 정도전의 이런 노력의 열매가 경국대전(성종)→속대전(영조)→대전통편(정조)→대전회통(고종)으로 이어져 조선의 나라 경영 기본이 되었다고 하겠다.

지난 세월호 참사는 우리가 겉만 선진국이 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걸 확연하게 보여준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수백 페이지의 매뉴얼을 갖추고 있었다고 했지만, 촌각을 다투는 귀중한 시간대에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전자는 나라 경영의 기본이 되는 매뉴얼을 갖추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 놓았으며, 후자는 이미 있는 매뉴얼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여 수많은 생명들을 눈으로 보면서 앗아가게 하였다.

매뉴얼의 사전적 의미는 부서 또는 기업 내의 활동기준이나 업무수속 등을 명확하게 기록한 문서다. 매뉴얼을 갖춘다는 것은 그 기관 또는 조직이 일상과 발생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이를 기본으로 업무활동을 수행함으로써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다. 매뉴얼은 기관운영 또는 업무수행의 기본틀로서 세분화되고 정제된 표현으로 업무처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수립하고 분명한 업무분장으로 그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복지시설에도 그 업무의 원활과 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위해 매뉴얼이 필요하다. 복지사업의 공통업무와 함께 고유업무 표준을 세우고 그에 따라 동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뉴얼이 있어야 관련 업무를 나누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등의 기관운영과 사업수행의 표준화가 가능하다.

부산복지개발원이 발간·보급한 매뉴얼집 '사회복지시설 운영규정 및 재무회계 매뉴얼'에서 필자는 집필자 서문으로 매뉴얼집 발간·보급의 필요성과 이 매뉴얼집을 시설에서 활용하는데 있어서 유의할 점들을 재론의 여지가 없도록 전하였다. 2011년부터 부산시는 산하 노인요양원에 대하여 시설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시설운영과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그 기본틀인 업무표준(매뉴얼)을 갖추고 그 표준대로 상시 시행·관리되고 있음을 인증하는 것이다.

요즘 복지계의 현실을 보자면, 복지시설 전반에서 저임금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한 복지사들의 소진 등에 기인한 높은 이직율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소규모 신생 시설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에게도 복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문이 넓혀진 이래 개인의 희생이 적지 않게 요구되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업무미숙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어려움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인정받는 시설로 정착하는 길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뉴얼을 제작 비치하고 공용화하며 기관과 직원이 함께 이를 제대로 체질화할 때에만 가능하다. 인정받는 복지경영인으로 가는 길도 이 매뉴얼집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공통 및 영역별 지침을 수정 보완 정리하고 자기화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주경중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 소장


▶23일부터 복지칼럼의 필진이 바뀝니다. 새 필진인 부산복지전화네트워크 주경중 소장, 무궁애학원(장애인복지시설) 박민현 원장, 동서대 사회복지학부 윤성호 교수, 구평복지관 이혜정 관장이 격주로 찾아뵙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을 보내주신 부산생명의전화 오흥숙 원장, 부산지체장애인단체협의회 김명근 회장, 초록우산부산아카데미 조윤영 원장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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