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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의 진료실 일기 <1> 눈물 나는 '엄마표 보약'

식물인간된 총각 아들에 자위 해주는 뜨거운 모정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3-25 20:12:52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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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곽현 아주재활병원 원장의 '곽현의 진료실 일기'를 건강면에 주 1회 게재합니다. 내용은 병원 안팎에서 생기는 갖가지 에피소드들입니다. 병원도 삶의 현장인지라 숱한 희로애락이 교차합니다. 이 속에는 되새겨야 할 내용도 많습니다. 곽 원장은 경남 마산 경상고교, 동아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동아대병원에서 상당기간 재활의학교실 교수를 지냈습니다. 그는 스포츠의학 전문의이기도 합니다. '곽현의 진료실 일기'에는 스포츠 관련 내용도 담을 예정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니 병원 전체 분위기가 묘했다. 병원에 큰일이 생긴 것은 아닐 터인데 직원들의 표정이 이상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답하길 꺼리고….

점심때 남자 치료사 한 명이 다가와 얘기했다.

"원장님,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합니다."

"무슨 일인데?"

'영호(가명) 어머니가 병실에서 커튼도 치지 않은 채 영호에게 자위행위를 해줍니다. 여자 직원들이 너무 역겨워합니다. 몇 번 말씀 드렸는데도 막무가내입니다."

병원 생활 10여 년 동안 볼 것, 못 볼 것 다 봤지만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병실에서 자위행위도 생뚱맞은데, 그것도 어머니가 아들에게 해준다니…. 하는 수 없이 어머님과 면담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인데 눈치를 챘는지 그렇잖아도 작은 눈을 더 꼭 닫고 한마디 했다. "원장님 와예? 내가 먼 잘못을 했습니꺼? 이런 거라도 하모 아가 정신이 좀 안 들것습니꺼? 나보고 우째라꼬예. 우리 아가 일찍 장가만 갔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건데, 내라도 해주야 안되겄심꺼, 내는 보약이라고 생각함니더." 이렇게 말하며 눈물 흘리는 어머니 앞에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우리나라 국립재활병원에는 장애인의 성관계를 위한 병실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외국에는 성(性) 재활이라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교통사고로 5년 이상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는 30대의 영호. 아침부터 아무 말 없이 종일 곁에만 있다가 가는 백발의 영호 아버지, 오늘도 아들을 위해 '엄마표 보약'으로 병원 전체를 발칵 뒤집으며 간호사, 치료사,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과 전쟁을 치르는 영호 어머니. 영호 어머니는 아들의 목욕을 시킬 때 정수기 물만 사용한다. 이 때문에 우리 병원 다른 환자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커피를 끓여 마실 물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엄마표 보약' 때문인지 영호가 조금씩 정신을 차려 사람을 알아보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오늘 아침 영호에게 한마디 했다. "야, 인마! 빨리 일어나라." 영호는 씩 웃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가 오늘은 조금 귀여워 보였다.

영호 어머니는 요즘도 휠체어에 아들을 태워서 화장실로 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오기까지는 보통 오래 걸린다.

아주재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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