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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 강서구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모모무 공동기획전:세 권의 극장, 한 편의 삶’ 개막식에서 각 극장 대표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진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장, 모퉁이극장 김현수 대표, 무사이극장 최용석 대표.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제공 |
- 다양한 영화·GV기회 제공해온
- 모두·모퉁이·무사이극장 개최
- 이달 22편 상영… 이색 행사도
- “단관극장 문화적 가치 되새겨”
‘단관극장’은 스크린이 하나뿐인 영화관을 가리킨다. 2000년대 들어 멀티플렉스가 등장한 이후에도 이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바탕으로 지역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지켰다. 대중적인 작품부터 독립 예술영화까지 폭넓게 상영하며 감독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무대를, 시민에게는 평소 만나기 힘든 영화를 접할 기회를 선사했다. 영화가 끝나면 곧바로 일어나야하는 멀티플렉스와 달리 단관극장에서는 감독·배우와 만날수도, 다른 장르를 연계한 예술적 접점과 닿을 수도 있기에 영화로 인한 여운이 길고 짙게 남는다.
하지만 이들 극장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부분의 단관극장은 상설 영화관 등록에 필요한 시설 요건을 갖추지 못해 비상설 영화관으로 운영 중이다. 정부의 극장 지원사업이 상설 영화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으로 관객의 발길마저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부산의 단관극장 3곳이 특별한 영화제를 열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오후 7시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모두극장(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 ‘모모무 공동기획전: 세 권의 극장, 한 편의 삶’ 개막식이 열렸다. 오는 30일까지 한 달간 이어지는 행사는 모두극장과 모퉁이극장(중구 신창동), 무사이극장(북구 화명동) 등 부산의 단관극장 3곳이 함께 마련한 기획전이다. 각자 쌓은 경험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장을 맡고 있는 (재)영화의전당 이승진 영화본부장은 “힘을 모아 단관극장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지켜내자는 뜻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획전은 세 극장이 공동으로 선정한 작품을 선보이는 ‘모모무’, 각 극장이 독자적으로 기획한 ‘모(두)’, ‘모(퉁이)’, ‘무(사이)’ 등 4개 섹션으로 구분해 22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먼저 ‘모모무’ 섹션에서는 개막작 ‘원더풀 라이프’(1998)를 비롯해 대중적인 영화 6편을 선보인다.
또 각 극장이 기획한 섹션은 저마다의 색깔이 더욱 뚜렷하다. 세 곳 중 유일한 공공극장인 모두극장은 ‘장미의 이름’(1986)부터 ‘국보’(2025)까지 시대와 장르를 폭넓게 아우르는 작품을 준비했다. 관객의 취향에 맞춘 영화 상영으로 사랑받아 온 모퉁이극장은 ‘내 마음의 풍금’(1999) ‘로미오와 줄리엣’(1996) 등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화 6편을 마련했다. 독립·예술영화에 집중해 온 무사이극장은 김응수 감독의 작품 4편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연다.
단관극장이기에 가능한 이색 행사도 풍성하다. 세 극장은 평소 영화 상영에 그치지 않고 독서와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접목해 관객과 접점을 넓혀왔다. 이번 기획전에도 이러한 경험을 반영했다. 개막식부터 여느 영화제와는 달랐다. 형식적인 행사 대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사연에 영화음악을 곁들여 들려주는 방식으로 꾸며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행사 기간에는 ▷영화 관련 서적을 전시하는 ‘영화, 책을 펼치다’(모두극장) ▷불이 꺼진 극장에서 관객이 직접 책을 낭독하는 ‘책 읽는 영화관’(모퉁이극장) ▷영화를 보고 느낀 감상을 시로 표현하는 ‘포에틱 시네마’(무사이극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각 극장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