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청작 중 26편 포함 역대 최다
- ‘케데헌’‘귀칼’ 흥행 주류 우뚝
- 미드나잇 패션 행사 기획하고
- 와이드 앵글에도 3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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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작품들. 위쪽부터 ‘왕과 새’(1952), ‘짐 퀸’(2026), ‘58번째’(2026), ‘백사전’(1958) ‘메트로폴리스(2001)의 한 장면. BIFF 제공 |
훗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10월6~15일)를 돌아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애니메이션’이 되지 않을까.
올해 BIFF 공식 초청작(커뮤니티비프 제외) 247편 가운데 애니메이션이 26편이나 된다. BIFF 역사상 가장 많은 초청 편수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영화’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준 고전부터 현대 애니메이션의 미학을 보여주는 최신작까지,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작품이 영화제 기간 스크린에 오른다.
BIFF가 이례적으로 애니메이션에 힘을 실은 배경에는 최근 전 세계 영화계에서 두드러지는 ‘애니메이션의 강세’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이 작품은 3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3억 회를 넘어서며 전 세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인기에 힘입어 매기 강 감독이 지난해 BIFF의 초청을 받아 부산 곳곳을 누볐다.
애니메이션 열풍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넘어 극장가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 중국에서는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2’, 일본에서는 인기 만화 ‘귀멸의 칼날’을 영화화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각각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BIFF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애니메이션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최근 영화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라며 “올해 BIFF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깊게 들여다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BIFF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 광기의 걸작, 전율의 기대작 12+1’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적인 ‘애니 강국’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다.
특별전에는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70여 년간의 일본 애니메이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애니메이션계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애니메이션 ‘왕과 새’(1952), 일본 최초의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 ‘백사전’(1958), 일본 애니메이션계 거장 3세대가 합작한 ‘메트로폴리스’(2001) 등 기념비적인 작품부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신예 감독들의 최신작까지 아우른다.
게스트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극장판 은하철도 999’를 연출한 린타로 감독이 마스터 클래스(10월 10일)를 연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받는 가도와키 고헤이, 가타노사카 료, 나쓰메 신고,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도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한다.
작품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밤새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올나잇 애니메이션’(10월 10일)이 열린다. 심야 상영 프로그램인 ‘미드나잇 패션’의 일환으로, 자정부터 애니메이션 3편을 연속 상영한다. 대만 애니메이션 ‘웰컴 투 돌리 하우스’, 프랑스 애니메이션 ‘짐 퀸’, 일본 애니메이션 ‘천사의 알’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부문 ‘와이드 앵글’에도 이례적으로 애니메이션 3편이 포함됐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을 만날 기회다. 필리핀 애니메이션 ‘58번째’는 2009년 필리핀에서 발생한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학창 시절 교사에게 뺨을 맞은 기억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변종’,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발가락을 다친 주인공이 의문의 택배 상자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여*기의 발가락’ 등 한국 최신 애니메이션도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영화제 곳곳에서 다채로운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다. 경쟁 부문에는 염규복 감독의 애니메이션 ‘긴긴밤’, 4000여 명이 야외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오픈 시네마’에는 싱가포르 애니메이션 ‘바이올리니스트’가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