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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 작은방에서 열린 ‘2026 부산 x 자이니치 문화제’ 공연이 모두 끝난 뒤 관객과 출연진이 어우러져 춤추고 있다. |
- 양국 연대 상징 ‘우토로 농악대’
- 끝내 한국적 취득한 동포 가수 등
- 부산 예술가 어우러진 감동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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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는 송지향 재일동포 가수. |
“객석에서 부산 관객분들이 따뜻하게 호응해주시고 신명 나게 손뼉 쳐주셔서 정말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서 춤출 수 있었습니다.” (재일동포 무용가 김묘수 씨)
“한국에 오는 것은 오랜 꿈이었습니다. 이틀 전 제 생일이었는데,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재일동포 3세인 저는 ‘조선적’ 국적으로 살다가 올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인생 처음 한국을 방문해 부산 무대에서 노래했습니다.” (재일동포 가수 송지향)
“관객이 뜨겁게 성원하고 감응해 주시니 무대에서 농악 놀이를 하면서 벅찼습니다.” (건축설계사이자 재일동포 세 3세 꽹과리 연주자 문정현 씨와 우토로평화기념관 아베 에리 사무국장 등 우토로농악대 사람들)
‘부산 x 자이니치 문화제’가 지난 7일 부산 중구 영주동 민주공원 작은방에서 오후 5시 시작해 두 시간 넘게 신명 나게 펼쳐졌다. 문화제가 끝난 직후 부산 동구 초량동 식당 복순네에 마련된 뒤풀이에서 일본에서 온 재일동포 출연진은 한결같이 부산의 환대와 관객의 뜨거운 호응에 고마워했다. 자이니치는 재일동포를 뜻하는 줄임말 재일(在日)을 일본어 발음으로 읽은 것으로, 재일동포·재일코리안·재일조선인을 뜻하는 말로 통용된다.
송지향 가수가 말한 조선적에 관해서도 설명은 필요하다. 1945년 일제가 패망한 직후, 일본에 살던 많은 재일동포가 대한민국이나 북한 국적을 택하지 않고 ‘조선적’을 선택했다. 군국주의 일제가 패망하고 조국이 광복을 맞이하면서 한반도에서는 혼란이 펼쳐졌는데, 그런 가운데 조국의 통일을 지향한 마음이 이런 결정에는 작용했다. 송지향 가수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니 비로소 한국에 오게 됐고, 다른 나라로 출국할 때 공항에 몇 시간씩 붙들려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식의 질문을 받던 불편함이 없어진 게 사실”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산의 시민단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이 주최하고, 부산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은 이날 문화제에서 우토로농악대와 부산 풍물패 뽀글이 프로젝트는 현장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우토로농악대는 60~80대 재일동포와 일본인 여성이 주축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교토에 비행장을 건설하는 데 동원된 많은 재일동포가 뿌리내려 살던 우토로마을에 재개발 계획이 진행되면서 재일동포 차별의 역사와 현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그러자 재일동포와 일본인 이웃이 연대해 끝내 마을을 지켜냈다. 공연 인사말에서 우토로농악대는 “1989년 결성해 마을 지키는 투쟁을 시작했다. 한국 전통 악기를 무기로 삼아 항상 현장에서 앞장섰다. 투쟁은 끝났지만 지금도 긍지를 갖고 농악을 연주한다”고 했다.
풍물패 뽀글이 프로젝트의 사연도 만만찮았다. 전통예술 분야에서 활동한 여성들이 “거친 세월을 버텨낸 생명력이자 어머니들의 끈끈한 연대를 상징하는 뽀글이 파마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두 단체는 연대의 강한 에너지를 선사했다.
부산 춤꾼 하연화의 진주교방굿거리춤, 사할린의 동포 예술가 김안나의 우리 춤, 가수 박영순 황태현의 노래가 환대의 장을 펼쳤다. 공연을 연출한 김묘수 무용가는 “일본에서 우리는 힘들기도 하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점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예술 활동을 통해 앞선 세대가 일구어서 넘겨준 배턴을 다음 세대로 넘기는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재일동포가 일본을 오갈 때 거쳐 간 부산에서 펼친 공연이라 더욱 좋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 살아가는 한민족 디아스포라가 예술을 매개로 부산에서 모여 환대하고 연대하는 기획이 꾸준히 이뤄진다면 ‘해양수도’ 부산의 콘텐츠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