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며 시조시인인 박진형(사진)은 새 시집 ‘프랑스식 권태’에서 그 자신의 삶이 사실상 ‘온통 시(시조)’임을 들켜버린다. 익숙한 관점 경계, 새로운 시선 모색. 그리고 의심 의심 의심, 사유 사유 사유. ‘프랑스식 권태’에 실린 시에는 일관되게 이런 성분이 감지된다. 사물과 현상과 세상을 오래 들여다보고 사유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박 시인에게 프랑스어는 운명 같은 인생 동반자이자 그가 세상을 입력하고 해석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서울대 불어교육과(학사), 같은 대학 불어불문학과(석사), 같은 대학 외국어교육과(박사 수료)”를 그는 졸업했다.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에서 불어와 불문학을 오래 가르쳤다. 2016년 문예지 ‘시에’를 통해 시인 활동을 시작했고,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됐으며, 2025년 올해의 단시조 대상, 2026년 천강문학상 시조 대상을 받았다.
시 76편을 담은 248쪽짜리 두꺼운 이 시집에서 그는 권태를 익숙해진 것을 의심하기 위한 정지 상태 또는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평을 받는다. 박진형 시인은 책머리에 실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익숙한 세계의 반역을 꿈꾼다/ 어제의 언어로 지은 집을 허물고/ 길든 감각을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