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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닌 부산서 ‘용혁주의 연극’ 해내는 게 목표”

최용혁 ‘동녘’ 상임연출가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6-08-19 18:39:0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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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부산정보고 연극 동아리방에서 만난 최용혁 연출가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용혁 연출가는 부산정보고 연극부 ‘영우’를 지도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 객원 연출·연극부 지도 등 ‘1인 다역’
- 부산연극제 시민의 축제 만들고 싶어

부산연극제 예술감독, 대한민국연극제 사무국장, 부산시립극단 객원 연출…. 여러 사람의 이력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모두 부산연극제작소 동녘 최용혁(40) 상임연출가가 올해 맡은 역할이다. 부산 연극계에서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인물로 그를 꼽아도 이견이 없을 듯하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이걸 어떻게 무대에서 풀어낼까’부터 상상해요. 그만큼 연극이 재밌습니다. 파고들수록 한계가 없는 예술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지난 5일 부산정보고 연극 동아리방에서 만난 최 연출가는 학생들과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그는 앞서 언급한 역할 외에도 제30회 대한민국 청소년연극제(8월 4~15일)에 출전한 부산정보고 연극부 ‘영우’를 수년째 지도하고 있다. 쉴 틈 없이 무대를 오가는 에너지의 원천을 묻자 망설임 없이 답이 돌아왔다. “재미있어서요.”

실제로 그는 한 해 10편이 넘는 작품을 무대에 올릴 만큼 부산 연극계에서 소문난 ‘워커홀릭’이다. 하지만 그를 ‘다작 연출가’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2006년 동녘에 입단하며 연극계에 발을 들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2019년부터다. 부산연극제에 처음 출품한 연출작 ‘썬샤인의 전사들’로 대상을 받았고, 같은 해 부산 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해 은상과 무대예술상까지 거머쥐었다.

2023년에는 ‘1945’로 대한민국연극제 무대에 다시 올라 3관왕(금상 연기상 무대예술상)에 올랐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도 부산 대표작 ‘품’을 연출해 다시 한번 3관왕(금상 연출상 연기상)을 차지했다.

화려한 수상 이력 덕분에 최 연출가는 서울 극단으로부터 입단 제의와 연출 의뢰를 여러 차례 받았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부산에 남는 것이었다.

“좋은 작품은 어디에 있든 알아봐 주는 법이니까요. 서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고향인 부산에 남아 더 이루고 싶은 일도 많고요.”

그가 부산에서 이루고 싶은 첫 번째 목표는 자신만의 ‘연극’을 완성하는 것이다.

“어떤 기존 예술 사조에도 속하지 않는 저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요. 말하자면 ‘용혁주의’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또 하나의 꿈은 연극인은 자유롭게 활동하고 시민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연극을 만나는 부산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지난해부터 부산연극제 예술감독을 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부산연극제를 특정 기간에 열리고 끝나는 경연대회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맞닿은 축제로 바꾸고자 한다. 내년부터 프로그램을 연중 분산해 열고 시민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시민이 지역 극단 단원들과 함께 직접 작품을 만드는 ‘부산연극제: 겨울’을 시범 운영한다.

“제가 느껴온 연극의 재미를 청년 연극인과 시민도 함께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부산연극제가 그런 기회를 하나씩 만들어가야죠. 일상에서 연극을 자꾸 만나다 보면 어느 순간 ‘이거 꽤 재밌는데?’ 하고 빠져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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