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인연’으로 불러야 할까. 저자 민병욱 부산대 명예교수가 선사들이 열반하는 순간의 언행, 즉 열반게(涅槃偈)를 접하던 무렵 그의 부인은 암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시한부 삶’이던 부인을 간병하며 ‘죽음’은 늘 저자 곁에 맴돌던 화두였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열반게는 스님들이 세상을 떠날 때, 즉 열반에 들 때 제자와 세상 사람에 남긴 짧은 시나 글이다. 마지막 가르침이나 깨달음의 경지를 전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에서다. 중국 불교가 가장 흥했던 당(唐)·송(宋) 시기 선사들의 열반게와 마지막 법문은 석가모니의 무상게(無常偈)에서 시작됐다. 불교에서 열반은 번뇌의 소멸이다. 때문에 석가모니의 무상게 마지막 구절처럼 ‘적멸위락(寂滅爲樂)’, 즉 ‘적멸하여 즐거우리라’이다. 번뇌의 불이 완전히 꺼진 상태이므로…. 열반게는 그 경지를 담기에 깊은 여운과 가르침을 준다.
이 책에는 당·송 시기 선사와 거사 39인이 임종 순간에 남긴 열반송, 임종게, 유게, 마지막 법어와 법문, 어록을 담았다. 그 뜻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서술식에서 문답식으로 재편했다. 한글과 한자를 나란히 적어 읽기 편하게 한 점이 특징이다.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우리 삶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답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