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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박스중앙이 보유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하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영화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앙그룹 계열사 5개(JTBC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P&I)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인 JTBC가 206억 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제때 깊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지 3일 만에 그룹 전반의 위기가 드러난 것이다.
이 가운데 영화계가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계열사는 메가박스중앙이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박스뿐만 아니라, 영화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도 보유한 만큼 메가박스중앙의 위기는 영화 업계 전반을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
2014년 출범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 시리즈와 ‘서울의 봄’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4대 투자·배급사(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 체제에 균열을 낸 후발주자다. 영화 산업의 중추로 자리매김한 투자·배급사가 흔들리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기설’에 잠식됐던 한국 영화산업은 또 한 번 큰 폭풍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영화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배급사뿐만 아니라 제작사, 홍보마케팅사, 현장 스태프, 수입사 등 많은 영화 인력이 촘촘하게 연계되어 있기에 하나의 위기가 자칫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투자 경색에 따른 제작 급감으로 영화계가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박스중앙이 파산하면 투자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도 크다.
메가박스에 영화를 상영한 배급사들이 흥행 수익을 제때 정산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일반적으로 극장에서 티켓 매출이 발생하면 영화발전기금(3%)과 부가가치세(10%) 등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극장과 배급사가 대략 반반씩 나누고, 배급사는 이 몫을 다시 제작·수입사 등에 분배하는데 이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따른 영화 산업계 피해 사례 파악에 나섰다. 메가박스중앙의 유동성 위기가 배급사와 제작사, 투자사에 연쇄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대두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메가박스중앙의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영화계 거대 빅딜로 주목받은 메가박스중앙-롯데컬처웍스의 합병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5월 합병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곧바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사전 협의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합병 논의가 사실상 원점 재검토 국면에 들어갔다. 롯데시네마로서는 굳이 부실 채무를 떠안고 합병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계는 롯데시네마가 전보다는 좋은 조건으로 메가박스를 단독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개봉 준비 중인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다.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칸영화제에서 200개국에 선판매되며 제작비의 절반 정도를 회수했지만,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흥행은 필수다. ‘호프’의 흥행 성공이 메가박스중앙으로서는 더없이 절실한 상황. ‘호프’는 말 그대로, 메가박스 중앙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