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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 21일 서울 성동구 양조장 ‘서울브루어리’에서 열린 소셜 사우나 축제 ‘사우나십 Vol.2’를 찾은 목욕객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이 축제에는 목욕객 150명이 참여해 사우나와 맥주 파티 등을 체험했다. 사우나십 제공 |
- 사우나 테마 전시·마켓·이벤트
- 서울선 후원 만나 ‘새로운 시장’
- 부산서도 투어 등 다양한 시도
- 영세업장·고령업주 협업 한계
- 市 등 관광콘텐츠화 노력 필요
국내에서도 ‘목욕탕’은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전시 여행 패션 굿즈 등을 목욕과 결합해 ‘라이프 스타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미 수도권에서는 여러 기업이 여기에 가세해 ‘새로운 시장’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목욕으로 유서 깊은 생활 문화사를 품은 부산에서도 목욕을 색다르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른다. 목욕 문화를 조명한 전시가 열렸고, 목욕탕 투어 프로그램도 시작됐다. 하지만 부산의 동네 목욕탕들은 아직 이 열기를 온전히 체감하지 못한다. 어느 도시보다 목욕 자원이 풍부한 부산이 왜 중심에 서지 못하는 걸까.
■이미 시작된 사우나 붐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우물에서 국내 최초 소셜 사우나 축제 ‘사우나십’이 열렸다. 목욕 전문 SNS 계정 ‘사우나심’을 운영하는 핀란드 항공사 승무원 심용석(33) 씨가 기획한 행사다. 참가자들은 사우나 텐트와 냉탕이 설치된 마당에서 목욕을 즐기고, 디제잉 파티와 요가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했다. 첫 행사가 흥행하자 한 달 만인 지난 20, 21일 양조장 ‘서울브루어리’(서울 성동구 성수동)와 협업한 두 번째 축제가 열렸다. 두 차례 행사를 치르며 후원 협약을 맺은 업체·기관만 10곳이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지난달 29, 30일 갤러리 로얄(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열린 ‘목욕마켓’은 욕실 전문 브랜드 로얄앤코가 마련한 행사로, 18개 브랜드의 팝업 부스가 참여했다. 목욕 가운과 입욕제 등 목욕용품은 물론 피부관리 제품, 사우나와 어울리는 커피와 식혜 등 먹거리까지 다양한 제품이 소개됐다. 이틀 동안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만 20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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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영도구 봉래동의 대중목욕탕 5층에 문을 연 카페 겸 목욕 라운지 ‘일렁’ 내부 모습.
김태훈 기자 |
부산의 목욕 문화를 조명한 콘텐츠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부산의 도시 브랜딩 전문 기업 싸이트브랜딩이 기획한 카페 겸 목욕 라운지 ‘일렁’(부산 영도구 봉래탕)은 이미 전국 목욕객 사이 입소문이 난 핫플레이스다. 싸이트브랜딩은 갤러리 로얄에서 부산의 목욕 문화를 조명한 ‘목욕탕 해부학 : BUSAN(7월 31일까지)’도 열어 목욕을 전시 콘텐츠로 업그레이드했다.
싸이트브랜딩과 로얄앤코는 다음 달 4, 5일 투어 프로그램 ‘목욕스터디 in 부산’도 개최한다. 서울에서 출발해 산복도로와 해운대 바닷가, 금강공원 등을 따라가며 목욕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투어로 원도심과 해운대온천, 동래온천 일대 목욕탕 3곳이 포함돼 부산의 매력적인 목욕탕을 소개할 기회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에서 목욕 관련 행사를 잇따라 성공시킨 사우나심 심용석 씨는 “부산에는 온천을 비롯한 다양한 목욕 자원이 있는 만큼 향후 축제와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부산에서 행사를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목욕 수도’ 만들 마중물 필요아쉬운 것은 이런 관심과 열기가 부산에서는 아직 ‘뜨뜻미지근’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와 수도권은 로컬 기획자의 움직임에 지역 목욕탕의 동참, 기업 후원이 더해지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지만, 부산은 이를 반짝 ‘유행’으로 치부하거나 이런 흐름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부산의 기획자가 만든 목욕 프로젝트가 지역사회보다 수도권에서 더 큰 관심을 받는 현실이 이런 온도 차를 보여준다.
부산의 사우나 컨설팅 스타트업 ‘사사사’는 지난 4월부터 ‘사우나 버스’를 이끌고 전국 축제 현장을 누비고 있다. 1억 원을 들여 버스 내부에 사우나 시설을 설치한 이른바 ‘이동형 사우나’다. 하지만 사우나 버스에 대한 수도권 목욕객의 호응이 커 주로 서울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로얄앤코와 싸이트브랜딩의 ‘목욕스터디 in 부산’은 아예 서울에서 출발하는 목욕객을 대상으로 삼았다.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는 “부산은 풍부한 목욕 자원을 갖춰 잠재력이 큰 도시”라며 “하지만 기관의 협조나 홍보, 콘텐츠에 참여하는 목욕탕 업주들의 인식 등 모든 면에서 수도권이 더 열려 있기에 이런 흐름이 지역보다 수도권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목욕탕의 현실도 한계로 꼽힌다. 부산에서 운영 중인 목욕탕의 업주는 대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벅찬 상황에서 외부 기획자와의 협업은커녕 기본적인 홍보를 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공공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의 목욕 자원을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인식하고, 부산시 등 공공의 영역에서 부산 목욕탕 정보 정리와 홍보, 목욕 코스와 관광의 결합 등을 지원하며 동네 목욕탕의 변화를 이끌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성대 도현래 글로컬문화학부 교수는 “부산 목욕탕 업주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더 이상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비 매칭 공모 등 다양한 시범 사업을 통해 업주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변화의 가능성을 체감하도록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나윤빈 관광마이스국장은 “부산의 목욕탕과 목욕 자원을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비짓부산패스와 연계해 1인 세신샵 등을 포함한 웰니스 특화 코스를 출시하는 등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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