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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6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의 센토 ‘다이코쿠유’ 앞에서 20대 여성 목욕객이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이곳은 정기적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협업 이벤트를 열고 있다. 김태훈 기자 |
- 젊은층 문화코드 접목한 기획
- 문화재로서 목욕탕 가치 알려
-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기도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가 된 화려한 사우나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주목해야 할 목욕탕도 있다. 폐업 위기의 센토(대중목욕탕)가 새로운 콘텐츠를 입고 젊은 세대가 찾는 ‘핫플’로 되살아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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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미나토구의 센토 ‘코가네유’의 욕탕. 2019년 재단장한 이곳은 로비에 수제 맥주바와 DJ부스를 갖춰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김태훈 기자 |
도쿄 스카이트리 인근의 센토 ‘다이코쿠유’(도쿄 스미다구)에는 전국의 애니메이션 팬이 몰려든다. 이곳은 정기적으로 다양한 작품과 협업 이벤트를 연다. 욕탕 내부를 애니메이션 콘셉트로 꾸미거나 한정판 굿즈를 파는 식이다. 인기 작품과 협업할 때는 영업시간 전부터 팬들의 ‘오픈 런’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센토 ‘코가네유’도 젊은 목욕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의 특징은 로비에 마련된 수제 맥주바와 DJ 부스다. 목욕을 마친 손님들은 생맥주를 마시고 신청곡을 들으며 여운을 즐긴다.
두 센토를 되살린 건 신보 타쿠야(46) 씨다. 그는 2012년 할아버지 때부터 운영한 다이코쿠유를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다. 다이코쿠유는 여느 센토처럼 운영난을 겪고 있었다. 신보 대표는 낡은 시설을 보수하고 만화 협업 이벤트와 굿즈 판매 등 젊은 세대가 반응할 만한 콘텐츠를 도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경험은 코가네유 인수로 이어졌다. 신보 씨는 이웃의 코가네유가 경영난 끝에 폐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2019년 이곳을 인수해 맥주 바와 DJ 부스를 갖춘 공간으로 단장했다. 현재 그는 두 곳을 비롯해 인근의 ‘사쿠라유’와 신주쿠의 ‘카나자와유’까지 모두 4곳의 센토를 운영하고 있다.
센토를 문화재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되살린 사례도 있다. 비영리단체 ‘센토토마치’는 1913년 문을 연 센토 ‘이나리유’(도쿄 키타구)가 2018년 폐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결성됐다. 쿠류 하루카(45) 대표를 비롯한 5명의 멤버는 지역 목욕 문화를 지켜온 이 공간을 보존하기 위해 ‘이나리유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2019년 세계 문화 유산 보존 활동을 펼치는 국제 비영리단체 ‘세계기념물기금’(WMF)에 이나리유의 가치를 알렸고, 이듬해에는 이나리유를 국가등록유형문화재로 등록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후원금이 모이기 시작했다. 모금된 자금은 낡은 센토를 수리하고 옆 유휴 건물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단장하는 데 쓰였다. 현재 이나리유는 단순히 목욕을 하는 시설을 넘어 문화예술 행사와 동아리 모임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목욕탕과 연관된 색다른 굿즈 ‘도쿄 센토 컬렉션 카드’도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쿄도 공중욕장업 생활위생 동업조합’이 발매한 수집용 카드로, 센토 시설 정보와 사진 등이 담겨 있다. 해당 센토를 이용한 사람만 살 수 있어 카드를 모으기 위해 여러 센토를 순회하는 수집가가 많다.
신보 씨는 “목욕탕은 여전히 사람을 끌어당길 만한 매력이 많은 공간”이라며 “지금 세대가 좋아할 만한 문화와 콘텐츠를 더한다면 다시 충분히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