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 가이드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김현정 지음 /부키 /1만7000원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약이나 수술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서둘러 함부로 섣불리’가 빠져있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정형외과학 교수를 지낸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쓴 건강 에세이. 의료 무용론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의료는 삶의 고통을 덜어 주고 활동성을 높여 주고 마음의 위안을 더 해 주는 일이다. 이 책은 의료의 이런 효용성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 그 선택에 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 언어 구사하는 AI에 대한 통찰
기계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마크 코켈버그, 데이비드 J. 건컬 지음 /신동숙 옮김 /손화철 감수 /생각이음 /1만9000원
언어는 인간만이 유일무이하게 소유한다고 여겨왔다. 단순한 의사 표현이 아니라 복잡한 체계의 언어를 인간 외에 어떤 존재가 구사할 수 있겠는가 생각했다. 그런데 AI 기술이 진화하면서 기계가 사람처럼 글을 쓰고 말을 걸어오고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인공지능과 로봇 분야에서 선도적인 목소리를 내는 세계적인 두 기술철학자가 우리 시대가 마주한 이 현상을 분석한다. 근현대 사상가들에 이르는 언어학 언어철학 문학연구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통해 탐구하며 철학적 질문을 통해 근본적으로 재고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 화학비료·농약과 작별해야
농업 고수- 가나미 마키 글 /도호 마사노리 취재 도움 /정영희 옮김 /상추쌈 /1만6000원
일본 농협의 기술 지도원으로 28년, 농협과 정부가 권하는 관행농 최고 전문가였던 도호 마사노리. 그는 농약과 비료 없이 맛있는 과일과 채소를 가꾸는 수직 재배 농법을 찾아냈다. 비료를 끊는 이 농법을 퍼뜨리기 위해 세계를 누비고 있다. 수직 재배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투입하는 ‘관행농’, 퇴비와 살충제와 살균제 따위를 유기농 기준으로 만든 것을 투입하는 ‘유기농’으로는 헤집어 볼 수 없었던 농업의 핵심을 드러낸다. 수직 재배를 창안한 도호 마사노리와 실천가 농부들이 헤쳐 나간 새로운 농사 이야기.
# 독립운동가 헌신의 삶을 소설로
대암의 하늘- 홍혜문 지음 /북인 /1만5000원
소설집 ‘나는 안미자입니다’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홍혜문의 신작 소설집. 이번에는 고대에서 비롯된 질문을 몽골의 초원과 칠레의 사막을 거쳐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끌어온다. 잊힌 시간을 복원하고 소외된 상처를 호명하는 6편의 작품은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구원의 빛을 향한 서사를 힘 있게 펼쳐 보인다.
표제작 ‘대암의 하늘’은 몽골의 이태준기념관을 방문한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몽골에서 의술을 펼치며 독립운동에 헌신하다 서른여덟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이태준 선생의 삶과 활약을 소설로 형상화했다.
# 美독립전쟁 이면엔 조세 저항
주식회사 아메리카- 강일우 지음 /펜타클 /1만6000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황금을 노린 인생 역전 ‘투자’. 독립전쟁은 본사인 영국에 맞선 ‘조세 저항’. 영토 확장은 헐값에 땅을 사들이고 뺏은 ‘부동산 쇼핑’. 미국은 정말 정의를 위해 움직여온 나라였을까. 자유와 정의의 나라라는 이미지 너머에는, 철저히 돈과 이익의 논리로 움직여온 거대한 기업 같은 미국이 있다. 이 책은 콜럼버스의 항해부터 냉전과 신냉전에 이르기까지 미국사의 굵직한 장면을 욕망과 계산의 키워드로 읽어낸다. 청소년 독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열어준다.
# 손녀의 성장 담은 그림동시집
아가는 손가락 마법사- 박태일 동시 /박채은 그림 /산지니 /1만9800원
30여 년을 지역문학 연구가로서 중요한 성과물을 많이 내놓았던 박태일 교수가 이번에는 그림동시집을 선보인다. 손녀의 탄생부터 성장의 순간까지를 담은 33편의 일기시가 손녀의 그림과 만나 따뜻한 그림동시집이 됐다. 포항에 살던 손녀는 부산 할아버지 집에 들를 때마다 그림을 그렸고, 할아버지는 손녀의 그림을 차곡차곡 모았다. 손녀가 그림을 그릴 때 할아버지는 아이의 소소하지만 빛나는 순간을 일기시로 담았다. 동심이 담뿍 묻어나는 그림을 그린 손녀 채은이는 어느새 중학생이다.
# 방사능 오염토서 자란 식물들
체르노빌의 식물 표본- 아나이스 통되르, 마이클 마더 글·사진 /도요와 호반새 옮김 /텍스트 프레스 /2만5000원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이 폭발했다. 40년이 흘렀다. 이 책은 체르노빌의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난 식물들을 채집하여 제작한 방사능 포토그램과 철학적 단상을 엮은 에세이다. 아나이스 통되르는 방사능을 머금은 식물을 감광지 위에 올려두었다. 식물 내부의 방사선이 종이를 태우듯 스스로의 형상을 새겨 넣은 이미지들은 40년간 이어져 온 보이지 않는 고통의 증거다. 마이클 마더는 이 파편화된 이미지 사이에서 ‘폭발한 의식’을 수습하며, 인류세라는 독성 가득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윤리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