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년대 독재 맞서 민주화 기여
- 정의·평화 치열한 역사 톺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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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부산 중구 가톨릭센터 대청갤러리에서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설립 40주년 기념 감사 미사’가 열리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
“한 사회가 얼마나 정의로운가에 대한 답은 그 사회가 가장 약한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7시께 부산 중구 대청동 가톨릭센터 1층 대청갤러리가 북적였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사진전’이 소박한 형태로 마련돼 있고, 전시장 한쪽 벽면에 위의 문구가 굵은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갤러리에는 이내 천주교인과 사제·수녀, 손님 등 200여 명이 가득 들어찼다. 이날 행사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40년의 여정-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이하 부산정평위) 설립 40주년 기념 감사 미사 및 사진전’이었다.
‘감사 미사’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부산정평위가 걸어온 40년 역사를 담은 사진을 벽면에 빼곡히 붙인 사진전을 진지하게 관람했다. 14일 오전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부산정평위가 한국 사회 정의와 평화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활동했는지 타임캡슐처럼 보여준다.
전시의 시작은 ‘광주민주항쟁희생영령 추모사진전’에 관한 사진 자료다. 그 전시는 군부 독재 때인 1987년 6월 8일부터 13일까지 가톨릭센터 1층 전시실(현재의 대청갤러리)에서 부산정평위 주최로 열렸다. 독재의 기세가 여전히 엄혹했던 1986년 5월 12일 설립한 부산정평위가 이 추모사진전을 열자 부산 시민은 밤늦은 시간까지 쉼 없이 몰렸고, 큰 충격 속에 각성해 민주화 투쟁의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고 전시 안내문은 설명한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시작한 부산정평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노력은 놀라울 만큼 다양한 영역의 낮고 약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손을 잡았다. 용산참사, 인권 주간, 백남기 농민, 세월호 비극, 이태원 참사, 기후위기, 생태생명 등 이들은 어디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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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정평위 40년 역사를 담은 사진전.
김성효 선임기자 |
정의평화위원회는 1967년 교황 바오로 6세의 서한에 근거해 사회 정의를 위한 실천을 사명으로 교황청에 설립됐고, 1970년 한국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정평위는 박해받아 가며 한국 민주화와 약자 보호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정평위 40년’은 종교를 넘어, 부산의 지역사·사회사·문화사 측면에서도 뜻깊다.
부산정평위의 활동은 여전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 신도는 “무안공항 참사, 4·16 세월호 기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등에 신부님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현지로 외부 미사를 다녔다. 그런 실천 활동이 뜻깊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감사 미사에서 부산정평위 위원장 이영훈 신부는 “인간과 자연의 울부짖음에 대해, 그 원인인 인간의 죄와 사회의 구조적 악을 향한 정의와 회개가 실천되도록 우리가 끊임없이 연대하기를 하느님은 원하신다. 가장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응답해 주시고 위로와 용기와 희망을 주시기를 하느님께 기원한다”고 의지와 사명감을 표현했다. 감사 미사에는 부산 안팎의 다채로운 가톨릭 단체가 동참해 축하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