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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낮은 문턱, 깊은 학술연구로 자부심 높여”

정은우 부산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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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역사·문화·인문 알리는 첨병역
- 캐릭터 개발·소장품 활용 굿즈 호응

부산박물관(남구 대연동)은 최근 몇 년에 걸쳐 소식을 많이 발신했다. 일을 많이 펼치고, 해냈다는 뜻이다. 지난 6일 만난 정은우 부산박물관 관장에게 2021년 11월 취임한 뒤로 줄곧 간직한 원칙과 방향이 무엇인지 물었다. 정 관장은 요약해서 답했다. “박물관 문턱은 낮게, 학술 연구는 깊게, 시민 자부심은 높게!” 답변이 인상 깊었다.
부산박물관 정은우 관장이 처음 시도한 박물관 캐릭터 개발과 굿즈 사업 등을 포함해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알아서 찾아오는 관람객을 맞이하는 ‘수신’ 기능만 잘하면 되는 문화공간으로, 박물관이 인식된 시절이 있었다. 그건 옛날이다. 지금 박물관은 그 고장 역사·문화·인문의 힘을 응축해서 알리는 첨병이 됐다. 새 소식을 ‘발신’하고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기능이 중요해졌다. 국중박(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과 박물관 기념품(굿즈) 열풍, 국립부여박물관 백제대향로관이 일으킨 돌풍은 참고할 사례다.

“부산박물관은 1976년 완공했고, 1978년 개관했습니다. 올해가 개관 48주년으로, 한국의 시립박물관 가운데 역사가 매우 깊습니다.” 정 관장은 이어 “부산박물관은 2025년 박물관 캐릭터와 굿즈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난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협력을 얻어 예산을 확보했다”고 했다. 캐릭터와 굿즈를 만들고 보급할 용도로 예산을 마련한 건 부산박물관 48년 역사상 처음이란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창작한 호조 작가와 협업해 만든 부산박물관 캐릭터 흥구와 매기가 지난달 시작한 부산 개항 150주년 기념 전시 ‘바다를 건너간 녀석들’에서 데뷔했고, 오는 5월 새 뮤지엄숍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그는 안내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오는 7월 부산에서 한국 최초로 열리고, 이에 맞춰 부산박물관은 ‘조선왕실과 세계유산’ 특별전을 국가유산청·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엽니다. 외국 손님이 3000명 이상 옵니다. 그때 부산박물관 굿즈가 등장해 활약할 겁니다.”

캐릭터와 굿즈 뒷이야기도 재미있다. “굿즈 제작에 들어가기 전 가능성을 타진하려고 직원들이 직접 우리 박물관 소장품을 활용해 시범 제품을 만들고 팝업 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손거울은 5개월 동안 95%가 팔렸고, 한지 공책은 2주 만에 완판! 짜릿했죠.”

정 관장의 임기(5년)는 올해 11월까지다.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다. ‘문턱은 낮게, 학술은 깊게, 시민 자긍심은 높게’ 원칙을 그는 거듭 언급했다. “관장 부임 뒤 박물관을 둘러보며 답답함, 막힌 느낌”을 받았다고 그는 떠올렸다. 개방감은 적고 문턱은 높은 구조를 개선해야 했다.

그는 부산시에 요청해 시설 개선 용역을 관철했다. “시설 개선 작업은 진행 중이며 내년 제대로 들어가면 담장을 허물고 광장을 만들고 자동차와 사람 동선을 분리하며, 부산박물관-부산문화회관-유엔기념공원은 더 잘 연결될 것입니다.”

정 관장은 “동래 화원을 조명한 ‘조선 시대 부산의 화가들’, 팬데믹 때 시민에게 위로를 주고자 기획한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 지역성에 주목한 ‘조선의 외교관, 역관’ 전시 등 시의성 있는 전시를 성실한 고증·연구를 바탕으로 마련하려 애썼다”고 회상했다. 이는 시민 자부심을 높이고자 명품을 수소문해 전시하는 노력으로 확장됐다. 그 정점이 2024년 ‘수집가 전’이었다. 인기가 높아 한 차례 연장된 이 전시에는 10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몰려 부산박물관 개관 이래 최다 기록을 세웠다.

변화의 파도 앞에서 ‘가만있지 않고’ 응전한 덕인지 2025년 부산박물관 관람객은 50만 명을 돌파하는 큰 성장세를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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