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과 돌봄은 공동체의 문제이다. 모두 함께, 서로가 힘 모아 해결해야 한다. 환자 장애인 노약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가족이 맡아야 하고, 그 외의 타인은 모르는 척해도 되는 걸까. 우리는 이미 그런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돌봄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책을 소개한다.
‘아픈 이의 곁에 있다는 것’(김형숙·윤수진 지음/ 팜파스). 환자를 돌보다가 환자보다 더 지쳐버린 가족, 환자를 위한 삶을 강요받는 가족의 현실적 고통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책이다. 오랜 간병 생활에 지친 간병인이 피간병인을 살해하는 ‘간병살인’ 보도가 나오면 의료돌봄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이 따라온다.
가정경제가 파탄 나고, 자기 삶은 무너지고, 도와주는 사람 없고, 사회 안전 시스템의 보장도 없다면 견뎌내기 힘들다. 혼자 도망칠 수도 없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책임이 그 사람에게만 있다고 하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무관심하다. 현실적인 의료돌봄 정책은 꼭 필요하다. 가정은 이 세상이 유지되기 위한 노동력이 확대 재생산되는 근본 시스템이다. 아이를 출산하고, 교육해 사회에 내보낸다. 그들이 일을 한다.
사회 공동체의 노동인력이 휴식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도 가정이다. 바로 그 공동체 구성원은 살아가면서 사고를 당하거나 병들 수도 있고, 모두 늙어간다. 누구에게나 타인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 닥칠 수 있다. 그에 대한 거시적 의료돌봄 정책이 없다면, 이 사회 곳곳이 무너진다.
‘얘들아, 밥 먹고 놀자’(헝겊원숭이운동본부 김보민 지음/삶창). 지역아동센터, 교회, 주민센터, 학교 등에서 조용히 아이들을 보살피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때맞춰 밥 잘 먹고, 같이 놀고 공부하고, 서로 돕는 아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돌봄에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일깨워준다.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을 돌보는 일만큼 소중한 일은 없다. 어떤 아이도 돌봄 울타리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청소년과 함께 장애 공부’(김선희 지음/지노). 장애인복지법에는 15가지 장애 유형이 명시돼 있다. 그중 10가지에 해당하는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를 정리해 소개하는 책. 신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정신장애 발달장애 신장장애, 시각 청각 중복장애, 노인장애-노화로 인한 장애, 암으로 인한 중도장애, 산재장애-산재로 인한 장애. 각각 유형에 해당하는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들이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일상화되면 더 많은 사람이 편해진다. 어르신들, 어린 아기들, 갑작스레 몸이 아픈 사람들. 생각해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불편함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에 어두운 구석이 없도록 환하게 따뜻한 돌봄이 실천될 때, 비로소 우리 삶도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