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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 진출, 주연 6명인 1인극…올 부산연극제 키워드 확장·다양성

제44회 행사 ‘다-다르다’ 주제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6-04-01 19:13:3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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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6일 18개 작품 볼거리 풍성
- ‘어린이극’ 낙동아트센터 첫선
- 비회원 극단도 참여하는 ‘경연’

‘부산연극제, 보고 싶은 작품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면?’
제44회 부산연극제에서 특별히 마련한 1인극 릴레이 ‘나, 그리고...’에 출연하는 배우 김영화. 부산연극협회 제공
부산 연극계의 큰 축제 ‘제44회 부산연극제’가 오는 3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올해 축제 주제는 ‘다-다르다’로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뜻과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연극을 선보이자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축제 기간에는 영화의전당, 낙동아트센터, 백양문화예술회관, 나다소극장, 소극장 6번출구 등에서 18개의 공연과 8개의 부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볼거리는 풍성하게 마련됐지만 모든 무대를 빠짐없이 챙겨보기는 쉽지 않다. 이에 올해 연극제에서 눈여겨볼 만한 공연을 골라 소개한다.

■6명의 배우, 6가지 색의 무대

올해 부산연극제 경연작 극단 우릿의 ‘돈키호테: 미치거나, 즐기거나’ . 부산연극협회 제공
1인극은 한 명의 배우가 극 전체를 이끄는 형식인 만큼 배우 개인의 역량과 해석이 특히 두드러진다. 20~25일 나다소극장(남구 대연동)에서 공연하는 1인극 ‘나, 그리고...’도 이런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그런데 이 무대가 다른 1인극보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 출연하는 배우가 매일 바뀐다는 점이다.

‘나, 그리고...’는 부산 지역 배우 6명이 같은 대본을 하루씩 릴레이 방식으로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같은 지역 연극계에서 활동하더라도 배우마다 연기 양식과 표현 방식은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올해 연극제 주제처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자기다움’이다. 주인공은 늘 타인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했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자신의 존재감은 잃은 인물이다. 작품은 그가 성장하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각 배우가 꼽은 ‘나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N회차’ 관람하는 것도 작품을 즐기는 방법이다. 성유미는 ‘버팀’, 정민제는 ‘창의’, 박지현은 ‘중간’, 김영화는 ‘배짱’, 구민주는 ‘깊이’, 김성은은 ‘연희’를 내세웠다. 배우의 연령대도 2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어 세대에 따라 해석과 표현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운대에서 강서까지… 진짜 ‘부산’ 연극제로

부산연극제 경연작 극단 동그라미 그리기의 ‘지네각시’ . 부산연극협회 제공
부산연극제는 지역 연극계 모두의 축제를 표방하지만 무대는 늘 도심에 집중됐다. 지난해에도 축제는 영화의전당과 백양문화예술회관 등 도심 공연장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올해는 다르다. 연극제 사상 처음 서부산으로 외연을 넓히기 때문이다. 9·10일, 16·17일 낙동아트센터(강서구 명지동)에서 ‘어린이청소년극 페스타’가 열린다. 협회가 제작한 어린이 뮤지컬 ‘거짓말이 보여!’를 4차례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청소년 관객의 문화 향유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작품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교실을 배경으로 사람 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주인공 봄이는 같은 반의 인기 많은 친구 보라가 사실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부터 보라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성격의 친구 진솔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작품은 거짓말이 보이는 봄이, 거짓말을 못 하는 진솔, 거짓말만 하는 보라, 세 친구의 관계를 따라가며 아이들 눈높이에서 진심과 관계의 의미를 풀어낸다.

■올해 부산 최고의 작품은?

어린이 뮤지컬 ‘거짓말이 보여’의 공연 모습. 부산연극협회 제공
부산연극제의 꽃은 단연 한해 부산 최고의 작품을 가리는 ‘경연’ 부문이다. 올해는 더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작년까지 협회 정회원 극단을 중심으로 경연이 이뤄졌지만, 올해부터 회원과 비회원의 구분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모 방식으로 문호를 열었기 때문이다.

예심을 거쳐 경연에 참여한 곳은 ‘아티’ ‘우릿’ ‘따뜻한 사람’ ‘동그라미 그리기’ 등 4개 극단이다.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은 내년 타 지역 연극 축제에 출전할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상 부문은 이들 4개 작품뿐 아니라 창작 초연 부문에 초청된 ‘하우스 오픈’과 ‘초요갱’까지 포함해 심사한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극단 아티의 ‘NULL’(7, 8일)이다. AI 시대 예술과 창작의 기준을 정면으로 묻는 작품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AI 프로그램이 미술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극단 따뜻한사람의 ‘고립’(9, 10일)은 고립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평가하고 감시하는 인간 군상을 통해 관계의 ‘선’을 들여다본다.

극단 우릿의 ‘돈키호테: 미치거나, 즐기거나’(11, 12일)는 창작욕과 성공 사이에서 흔들리는 창작자의 내면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극단 동그라미 그리기의 ‘지네각시: 흩어진 기억의 파편’(13, 14일)은 현실과 과거, 실제와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치매 여성의 내면을 따라가며 우리 시대 어머니의 삶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공연 예매는 부산연극협회 공식 예매 사이트 ‘와따마’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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