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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죄의식과 구원 이야기

극단 모이라 김숙경 작·연출, 신작 ‘할딱배기와 히말라야’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6-03-12 18:22:5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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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1일 시민회관 소극장

“화투패를 던지면 거둬들일 수 없는 것 맨키로, 한 번 살아버린 인생도 되돌이킬 수 없단 말이여!”(연극 ‘할딱배기와 히말라야’ 중)
연극 ‘할딱배기와 히말라야’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극단 문화판 모이라 제공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아차!’ 하는 순간을 맞는다. 그때마다 우리는 ‘되돌릴 수는 없을까?’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을까?’하고 자책하며 지나간 시간에 발이 묶이곤 한다. 그러나 끝내 자기 잘못과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끌어안을 때야말로 우리는 비로소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극단 문화판 모이라가 오는 19~21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신작 ‘할딱배기와 히말라야’는 이러한 죄의식과 구원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극단 김숙경 상임 연출가가 직접 작·연출한 연극으로,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사로잡혀 평생을 보낸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작품은 자신의 잘못으로 친한 동생을 잃은 뒤 죄의식에 짓눌려 자포자기한 채 살아가던 오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느 날 오호에게 20년 넘게 연락을 끊긴 친구 현성이 보낸 편지가 도착한다. 그는 편지에서 자신을 찾아 구원해 달라고 호소한다. 이후 오호가 현성을 찾아가며 두 사람이 오랫동안 품은 상처와 후회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할딱배기와 히말라야’ 주인공 ‘현성’ 역의 이윤휘(왼쪽)와 ‘오호’ 역의 홍기주. 극단 문화판 모이라 제공
모이라는 2014년 창단한 지역 극단이다. 2015년 창단 작품 ‘거기, 두루마을이 있다’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김숙경 상임 연출의 창작극을 무대에 올리며 독자적인 색깔을 다졌다.

김 상임 연출가는 역사와 진실, 삶, 죽음 등 진지하고 어려운 주제 의식을 일상적인 삶에서 풀어내는 데 강점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5년 ‘김문홍 희곡상’, 2021년 ‘제12회 전국창작희곡공모전’ 대상, 2024년 부산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인상’, 지난해 ‘제63회 K-씨어터 어워즈’ 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부산을 넘어 전국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공연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꾸준히 활동 중인 중견 배우 진선미 황창기 최현정을 비롯해 총 10명의 배우가 출연해 완성도를 더한다.

김 상임 연출가는 “되돌리거나 바로 잡고 싶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것들, 혹은 선택하지 않았지만 껴안아야 하는 아픔을 돌아보고 위로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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