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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시피] 노래 없는 뮤지컬·빈필 본뜬 비엔나 콘서트…관객 착시 불러일으키는 공연계 ‘과대 포장’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6-02-19 19:25:2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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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오브 파이’ 해외선 연극
- 국내선 뮤지컬 분류, 고가 판매
- 부산콘서트홀 ‘비엔나 뉴이어…’
- 빈필 단원 중심 공연으로 오해

최근 ‘과한 포장’으로 도마 위에 오른 공연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한 것은 아니지만 관객 입장에서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소비자의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모습. 제작사 제공
서울에서 화제가 된 이후 부산에 상륙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는 ‘노래’ 없는 뮤지컬 작품이다. 다음 달 7일부터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이 공연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배우 박정민의 출연으로 큰 화제가 됐다.

제작사 에스앤코는 이 작품을 ‘라이브 온 스테이지(Live on Stage)’ 장르로 소개한다. 연극과 뮤지컬 등 하나의 틀로 규정하기 어려운 공연이라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공연은 퍼펫(인형) 연기와 영상 조명 음향이 어우러진 복합 공연이다. 다만 배우가 노래를 부르지 않기에 일본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연극(Play)’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국내 주요 티켓 예매처인 네이버 인터파크 YES24 등에서는 이 작품을 뮤지컬로 분류해 판매 중이다. 예매처의 장르 분류는 제작사가 제공한 정보에 따른다. 에스앤코 관계자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이지만 관객이 체감하는 뮤지컬적 특성이 강해 그렇게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연계 안팎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온다. 주요 예매처 사이트에서 뮤지컬 카테고리는 연극보다 앞에 배치된다. 노출과 홍보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뮤지컬은 연극보다 티켓 가격대가 높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티켓 가격은 6만~16만 원이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연극은 뮤지컬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어 10만 원대 가격이 형성되면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이 높아지는 반면 뮤지컬은 ‘작품이 좋다면 그 정도는 낼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획공연 ‘비엔나 뉴 이어 위크’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이 공연은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가 연상되는 제목과 콘셉트로 기획됐다. 빈 필이 매년 1월 1일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여는 ‘뉴 이어 콘서트’는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통할 만큼 전 세계 클래식 팬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힌다.

부산에서 열린 ‘비엔나 뉴 이어 위크’에는 ‘필하모닉 앙상블’(1월 31일)과 ‘더 필하모닉 브라스’(2월 3일)가 출연했다. 클래식부산은 ‘필하모닉 앙상블’을 ‘13인의 빈 필하모닉 수석 및 현역 단원’으로, ‘더 필하모닉 브라스’를 ‘세계 최정상의 빈 필 & 베를린 필과 그들의 동료들’로 소개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더 필하모닉 브라스 단원 구성에 대한 말이 나왔다. ‘더 필하모닉 브라스’가 20명의 출연진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빈 필과 베를린 필 객원이거나 이전 단원, 타 단체 소속 연주자로 구성됐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클래식부산 관계자는 “홈페이지와 포스터, 책자 등을 통해 ‘더 필하모닉 브라스’는 빈 필과 베를린 필을 중심으로 한 저명한 해외 오케스트라 브라스 연주자의 공연이라고 여러 차례 안내했다”며 “‘비엔나 뉴 이어 위크’라는 공연명 때문에 일부 관객이 빈 필 단원 중심의 공연으로 오해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공연 모두 흥행은 성공했다. ‘비엔나 뉴 이어 위크’는 각각 객석 점유율 93%와 63%를 기록했고, ‘라이프 오브 파이’ 역시 개막을 2주 앞두고 주요 회차가 매진되며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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