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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시피] 출입로·합창석도 무대로…파격의 부산표 ‘아이다’ 합격점

낙동아트센터 자체 제작 오페라…아이다역 소프라노 정혜민 백미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6-02-08 18:26:0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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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진·NAFO 안정적 음향 선사
- 압도감↓·지역예술인 비중 한계

“빰빰, 빠바바밤!” 오페라 ‘아이다’의 대표곡 ‘개선 행진곡’이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조명이 비춘 것은 무대 위가 아닌 출입문과 객석 통로였다. 어리둥절한 관객들이 뒤를 돌아보자 공연장 출입문이 일제히 열렸다. 이윽고 문을 넘어 등장한 이집트 군인과 에티오피아 노예들이 관객 사이 통로를 따라 행진하기 시작했다. ‘메이드 인 부산’ 오페라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힘찬 장면이었다.
지난 5일 낙동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낙동아트센터가 제작한 오페라 ‘아이다’가 지난 5~8일 콘서트홀(부산 강서구 명지동)에서 공연됐다. 낙동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의 메인 공연으로, 센터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창작 오페라이자 100여 명의 지역 예술인이 출연해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14면 보도).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아이다’는 지역 음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기획 초기부터 공연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아이다는 연기 음악 무용 등 모든 예술 장르가 총망라된 그랜드 오페라, 많은 인원과 큰 무대가 필요한 대작이기 때문이다. 낙동아트센터는 클래식 전용홀로 설계돼 오페라 극장에 비해 무대가 좁고, 오케스트라 피트(무대와 객석 사이의 연주자를 위한 공간)도 없어 어떤 공연이 나올지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센터는 오히려 ‘전막 공연’이라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출입 통로와 합창석을 무대로 확장했고, 샤막(반투명한 스크린)을 무대에 설치해 출연진과 오케스트라를 분리했다. 복잡한 무대전환은 대형 스크린에 빔프로젝터로 장소 변화나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는 영상을 투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공연은 15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연기 음악 무용 영상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이어졌다. 오케스트라가 출연진 뒤에 위치한 탓에 무대 상황을 직접 보며 연주하기 어려운 구조였지만 출연진과 낙동아트센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NAFO)는 안정적인 음향을 들려줬다. 특히 ‘아이다’ 역의 소프라노 정혜민의 역량이 돋보였다. 그는 뛰어난 성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막의 아리아 ‘이기고 돌아오라’는 ‘개선 행진곡’과 함께 이번 공연의 백미였다.

아쉬운 점도 분명했다. 오케스트라와 무대를 공유하다 보니 압도적인 규모가 필요한 장면의 박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특히 주요 장면인 ‘개선 행진곡’ 부분은 출입문과 통로를 활용한 도입부는 인상적이었지만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 이후에는 등장 때의 위용이 현저히 줄어 기대를 반감시켰다. 1층 앞쪽 객석에서는 합창석이 스크린에 가려 보이지 않아 의도한 연출 효과가 반감됐다.

합창단과 발레단, 오케스트라, 성악가까지 지역 예술인 100여 명이 참여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었지만 비중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일부 합창단은 주요 합창에는 참여하지 않고 개선 행진 장면에만 짧게 등장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낙동아트센터 송필석 센터장은 “개관 후 처음 선보이는 시도였던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상징적인 출발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예술인을 존중하는 제작극장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 내년에도 창작 오페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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