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5~8일 개관 기념 무대
- 센터 두번째 자체 제작 야심작
- NAFO 등 지역예술인 100명
- 비극적 사랑 다룬 베르디 작품
- 전막 공연 도전 막바지 구슬땀
지휘자의 손끝에 따라 오페라 ‘아이다’의 개선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이미 광고 등을 통해 익숙한 멜로디였지만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는 음악에서는 그 웅장함이 두드러졌다. 공연의 대표 아리아 ‘이기고 돌아오라’에서는 연인과 조국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아이다의 복잡한 감정이 절절하게 전해졌다. 비록 무대가 아닌 연습실에서 이뤄진 짧은 리허설이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메이드 인 부산’ 오페라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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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오후 낙동아트센터 1층 연습실에서 오페라 ‘아이다’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지난 28일 오후 오페라 ‘아이다’ 연습에 한창인 낙동아트센터(부산 강서구 명지동)를 찾았다. 이 공연은 오는 3월까지 열리는 센터 개관 페스티벌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다음 달 5일부터 8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아이다’는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대표작으로 이집트가 에티오피아를 정복한 고대 신왕국 시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연기·음악·무용 등 모든 예술 장르가 총망라된 ‘그랜드 오페라’로 대규모 인원과 의상, 무대 장치가 요구되는 대작이다. 이 때문에 그간 대부분의 ‘아이다’ 공연은 무대 경험이 풍부한 유명 오페라단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마저도 충분히 소화할 공연장 부족으로 시민이 직접 관람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낙동아트센터가 출연진 섭외부터 연출 방향과 음악 해석, 무대 구성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주도한 ‘자체 제작 공연’으로 선보인다. 지난 10일 개관 기념 공연으로 부경울 예술가 300여 명이 참여한 말러 교향곡 제8번 ‘천인교향곡’을 올린 데 이은 두 번째 도전으로, ‘지역’과 ‘제작’을 핵심 가치로 삼겠다는 낙동아트센터의 철학을 분명히 드러낸다.
제작에는 연출가 최이순과 지휘자 정병휘, 음악감독 이소영이 중심에 섰다. 이 중 정 지휘자와 이 감독은 부산 출신이다. 무대에는 아이다 역의 정혜민과 오예은, 라다메스 역의 이정원과 노성훈을 비롯해 그린나래오페라콰이어, 강서연합합창단, 부산아이디발레단, 낙동아트센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NAFO) 등 100여 명의 지역 예술인이 참여한다.
이날 연습은 무대가 아닌 연습실에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주요 배역만 모여 진행됐다. 무대 장면 전체를 볼 수는 없었지만 성악가와 오케스트라의 긴밀한 호흡에서 그간 기울인 노력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라다메스 역의 테너 이정원과 아이다 역의 소프라노 정혜민은 풍부한 성량과 깊이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개관 이후 줄곧 호흡을 맞춰온 NAFO도 한층 안정된 연주를 들려주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테너 이정원은 “이 정도 규모의 그랜드 오페라를 지역에서 자체 제작하는 것은 전례 없는 시도”라며 “앞으로 지역 예술가들이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핵심 아리아만 선보이는 ‘오페라 갈라’나 시각적 요소를 줄인 ‘콘서트 오페라’가 아닌 연기와 무대 연출 음악 무용까지 모두 포함한 ‘전막 공연’으로 진행된다.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지어진 무대를 보완하기 위해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영상으로 배경을 연출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2막 개선 행진 장면에서는 객석과 통로까지 무대로 확장하는 파격적인 시도도 예정돼 있다.
최이순 연출가는 “센터와 참여 예술가들이 ‘시민에게 제대로 된 오페라를 선보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클래식 전용 공연장의 음향적 장점과 오페라 본연의 드라마와 예술성을 모두 살린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표 가격 3만~7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