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온천장·하꼬방…부산만의 독특한 도시민속 풍경

한국 도시민속의 혼종성과 지역성- 김정하 지음 /민속원 /3만2000원

  • 박현주 책칼럼니스트
  •  |   입력 : 2026-01-08 19:22:37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식민과 6·25…거듭된 시련·고난
- 외래문물 대항하면서 창조·발전
- 한국 도시민속 대표하는 상징성
- 일본귀신 전설 논문 등 흥미진진

양장본 제본에 딱딱한 제목의 책, ‘한국 도시민속의 혼종성과 지역성’. 학술서로 분류하고 슬쩍 미루려 했는데, ‘도시민속’이 뭔지 궁금해서 펼쳐봤다. 쉬운 책은 아닌데, 은근히 재미있게 읽힌다. 책 속에 ‘부산’이 있다. 김정하 저자는 부산의 도시민속이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녔다고 보았다.
1930년대 초반 동래 온천장 전경(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 민속원 제공
김정하는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28년간 재직하며 도시민속과 지역학, 근·현대 지역문화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한편 부산시의 도시재생과 지역 축제, 지역 문화유산 보존 등 문화행정 자문에도 참여했다. ‘바다를 담아낸 소설과 민속’ ‘나는 바다로 출근한다’ 등의 저서에서도 부산 바다 냄새가 난다.

김정하 저자가 쓴 논문이나, 필자로 참여한 공저의 제목 중에 흥미로운 것이 보인다. ‘이향과 경계의 땅 부산의 아미동 아미동 사람들’ ‘낯선 이방인의 땅 캠프 하야리아’ ‘부산의 일본 귀신 전설에 대한 도시민속학적 고찰’…. 부산의 일본 귀신 이야기를 학창 시절 들은 기억은 있지만, 이런 논문이 있는 줄은 몰랐다. 이 책의 10장도 ‘부산의 일본 귀신담 전승’이다. 다른 장에서도 딱딱한 책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해 줄 이야기들이 많다.

1950년대 초반 부산 영주터널 근처 피난민들의 하꼬방(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
우선 도시민속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저자의 설명이다. 근대기 이래 외부로부터 이입된 서구적 외래문화가 전래문화를 압도하고 말았다. “한국의 도시문화는 ‘식민’과 ‘근대’가 착종을 일으킨 결과다. (중략) 한국 도시민속을 ‘민족’과 ‘전통’이란 추상과 관념에만 의존해서는 구태의연하고 박제화된 사례밖에 파악할 수 없다. 그보다는 근·현대도시의 평범한 도시민이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상황에서 경험한 일상과 노동 신앙 전설 대중문화 등 살아있는 사례를 파고들어야 ‘당대민속’ ‘현대민속’이라고도 불리는 ‘도시민속’의 면모를 밝힐 수 있다.”

이 책은 ‘한국의 도시민속’이란 제목을 달고 있지만, 각 장에서 다룬 내용 대부분은 부산의 사례들이다. 부산의 사례를 통해 도시 민속을 설명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저자는 부산을 ‘동아시아적 모순’이 응결된 도시라고 말한다. “부산은 개항과 식민 지배, 6.25 전란, 산업화로 인한 시련과 고난을 겪어온 도시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의연하게 시련과 고난을 극복한 부산 지역민은 외래문물에 길항(拮抗·서로 버티어 대항)하는 한편 주체적 전유(專有)를 통해 나름의 도시민속을 만들어 전했다. 1920년대 염상섭의 “부산의 운명이 조선의 운명”이란 말처럼 부산의 도시민속 또한 그와 방불한 대표성과 상징성을 지녔다고 본다.” 길항하지만, 내 것으로 만들어 가진다는 걸까? 부산의 기질 중 하나이다.

책을 읽다가 내용이 좀 어렵다 싶으면, 사진으로 눈을 돌려보자. ‘1930년대 초반 동래 온천장 전경’. 갓 쓰고 도포 입은 남자들이 둑에 앉아 뱃놀이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동래 권번의 활동에 관한 글 옆에 놓인 사진이다.

‘1950년대 초반 부산 영주터널 근처 피란민들의 하꼬방’ 사진. 부산에서 피난민들이 만든 임시 주거 시설 ‘하꼬방’은 비록 구조는 전래의 가옥과 다르더라도 생활을 영위하여 안정을 취하고 위안을 얻던 ‘집’이었다. 수록된 사진들은 책의 이해를 돕는 ‘부산 도시민속 풍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도청도설] if, 손아섭
  9. 9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10. 10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