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구리 잠수부 장비·해녀복 등
- 영도의 인문·문화적 자원 소개
- 신화 속 봉래산 할매 그린 탱화
- 보기 힘든 흥미로운 유물 눈길
전시장 입구에는 지도와 해도가 여러 점 걸려 있다. 보물로 지정된 조선 시대 목장 지도와 부산항·부산시 형세를 담은 1905년 부산항도, 1957년 부산항 부근 지도, 1945년 부산항지도, 1934년 부산부전도 등이다. 이들 전시물에는 영도의 ‘다른 이름’이 여럿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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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근현대역사관이 기획한 ‘부산의 보물섬 영도’ 전시를 찾은 관람객이 머구리 잠수기를 살펴보고 있다. 과거 영도 남항동·대평동 일대 전문 업체에서 주로 만든 머구리 잠수기는 바닷속 해산물을 잠수부가 직접 채취할 수 있게 해준 도구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
조선 시대 목장 지도에는 ‘절영도(絶影島)’로 나온다. 그림자가 채 따라오지 못하고 끊어져 나갈 만큼 빨리 달렸다는 절영마(馬) 전설을 담은 지명이다. 초량섬으로 표기한 것도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목장이 있는 섬이라는 뜻으로 마키(牧)노시마로 썼고, 서양인의 해도에는 사슴섬으로도 등장한다.
긴 역사와 다채로운 인문·문화 자원을 품은 영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가 관심을 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의 기획 전시 ‘부산의 보물섬 영도’다.
지난달 개막해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먼저, 부산근현대역사관이 시작한 새 프로젝트인 점에 주목할 만하다. 부산근현대역사관 김기용 관장은 ‘부산의 보물섬 영도’ 개막식 때 “올해부터 부산 내 각 지역을 조명하는 지역 특별전을 진행한다”며 “영도는 그간 조사·연구·정리된 자료가 많은 편이어서 우선 이곳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역사·인문·문화 관점에서 부산 여러 지역을 살펴 전시를 연다는 기획은 눈길을 끈다. 우선, 지금껏 구 단위 기초지자체가 그런 식의 예우나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당사자들이 그런 기획을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근현대역사관 또한 부산 근현대 역사를 발굴·정리·보존하고 널리 알린다는 취지를 실천할 수 있다. 그 첫 주자로 영도가 나선 셈이다.
전시 현장에서 본 ‘부산의 보물섬 영도’는 다채롭고 알차다는 느낌이었다. 대도시 부산의 일부이면서 바다에 둘러싸인 삶의 최전선인 영도를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전시를 위해 영도향토문화동호회는 ‘봉래산 할매당 당산 할매탱화’를 근현대역사관에 빌려줬다. ‘봉래산 할매’라는 신화·전설 속 존재를 영도 주민은 어떻게 형상화했는지 느낄 수 있다.
영도구청도 흥미로운 유물을 내주어 시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봉래산 쇠말뚝’이다. 2009년 봉래산 표지석을 교체할 때, 정상에 박혀 있던 길이 약 30㎝ 쇠말뚝이 발견됐다. 영도구청과 주민은 이 말뚝을 뽑아낸 뒤 상처를 치유한다는 차원에서 구멍을 메우고 해마다 6월 12일 영도향토문화동호회 주관으로 봉래산 발복 기원제를 연다.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화가인 변관식 고희동의 영도 그림과 대한도기의 도기 상품, 영도 해녀가 쓰던 물소중이와 고무 해녀복, 머구리 잠수부들 잠수 장비, 영도 호황기를 이끈 조선업 유산, 신라 태종무열왕 이야기부터 1980년대 곤포의 집까지 이어지는 태종대 등을 전시했다. 소리 작가 정만영이 재현한 해녀 숨비소리와 각종 음향도 접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