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228> 조용필과 엔믹스의 공통분모 ‘고추잠자리’

K-팝의 아버지 조용필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5-11-19 18:12:07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야 비로소 진가를 알게 되는 노래들이 있다. 대한민국 가왕 조용필의 노래들이 그렇다. 조용필의 노래들은 미취학 아동 시절부터 의식조차 못 할 정도로 익숙한 배경음악처럼 흐르고 있었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오히려 조용필의 안티에 가까웠다. 가까이서 처음 목격한 ‘팬덤’이 바로 조용필의 오빠부대였다.
가왕 조용필(왼쪽)과 걸그룹 엔믹스. 엔믹스 사진 출처=JYP 제공
그 시절 ‘가요 톱텐’은 언제나 조용필이 1위를 하는 TV 프로그램이었다. 그때마다 함께 TV를 보던 외사촌 누나들이 유난스럽게 비명을 질러댔기에 그에 대한 반감으로 잠깐이나마 조용필과 라이벌이었던 가수 이용을 보란 듯이 응원하기도 했다. ‘고추잠자리’ 역시 그랬다. 다 큰 남자어른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엄마야!’를 외치는 모습은 태권도장을 다니던 어린이에게 기묘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추억의 히트곡이 오랜 세월을 지난 후 다시 돌아와 가슴에 꽂히게 된 순간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명장면 때문이다. 우습고도 처절한 난동극과 함께 폭발하듯 터져 나오던 ‘고추잠자리’의 여운은 지금까지 머릿속을 어지럽게 빙빙 맴돌고 있다. 추석 연휴에 방영된 조용필 콘서트‘이 순간을 영원히’에서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령 오빠의 모습으로, 실제로 우리 어머니보다도 오빠뻘인 조용필이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라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남은 생은 조용필의 팬으로 살아갈 운명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가 없다.

‘고추잠자리’는 지금도 신선하게 느껴질 만큼 형식적으로도 실험적인 곡이다. 살짝 뽕끼가 느껴지는 멜로디와 신명 나는 리듬에서 갑자기 핑크플로이드가 연상되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팔세토 창법으로 전환되기를 반복한다. 마치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곡을 이어 붙인 것 같다. 최근 ‘블루 발렌타인’으로 각종 차트에서 1위를 휩쓴 JYP의 걸그룹 엔믹스가 추구하는 장르 ‘믹스팝’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K-팝은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는 실험을 꾸준히 반복해 왔다. 그런 이유로 K-팝의 시작을 ‘서태지와 아이들’로 꼽기도 한다.

조용필은 무려 1981년도에 ‘고추잠자리’를 선보였고 그해 라디오 차트에서 24주간 1위를 기록했다. 어쩌면 조용필은 K-팝의 아버지, 또는 단군 할아버지로 추앙받아야 마땅치 않을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4. 4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8. 8“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9. 9[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10. 10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5. 5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6. 6'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4. 4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7. 7“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8. 8"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9. 9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7. 7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