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팬덤 가진 지휘자 메켈레
- 130년 전통 오케스트라와 무대
- 콘서트홀 최다 유료관객 기록해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자의 머리카락이 흠뻑 젖을 정도로 강렬했던 무대가 끝나자 1900여 명의 관객이 동시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현재 클래식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휘자와 130여 년 전통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가 들려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 c#단조’는 천상에 도달하는 여정을 음악으로 전하며 전율과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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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왼쪽)가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자와 호흡을 맞춰 연주하고 있다.
클래식부산 제공 |
지난 9일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 연지동) 콘서트홀에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공연이 열렸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RCO와 2027년 RCO의 수석 지휘자로 내정된 클라우스 메켈레의 내한 무대가 부산에서 마련된 것이다.
클라우스 메켈레는 팬덤과 명성을 동시에 가진 스타 지휘자이다. 29세의 젊은 나이에 오슬로 필하모닉과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그는 2년 뒤 RCO의 수석 지휘자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해 세계 클래식의 중심에 설 예정이다. 1888년 창단한 RCO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교향악단으로, 1988년 창단 100주년을 맞아 ‘로열’ 칭호를 부여받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말러 등 위대한 작곡가들이 직접 지휘한 전통이 있으며, 세계 정상급 지휘자 및 솔리스트들과 협업하며 월드클래스 오케스트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서울에서 공연을 소화한 뒤 부산콘서트홀을 찾았다. 이들의 부산 방문 소식은 일찌감치 클래식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됐고,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성화와 아쉬움에 힘입어 클래식부산 측은 팔 수 있는 좌석은 모두 내놨으며, 부산콘서트홀 개관 이래 가장 많은 유료 관객이 찾으며 ‘역대급’ 공연으로 남았다.
메켈레와 RCO는 그야말로 새로운 수준의 무대를 부산 관객에게 선사했다.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g단조’와 말러의 교향곡을 들려준 이들은 초반에는 조금 엇나가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내 메켈레의 드라마틱한 리드 아래 RCO의 묵직하면서 노련한 연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클라우스 메켈레와 호흡이 좋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의 역동적인 연주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이날 공연은 부산콘서트홀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지난 6월 개관 이후 꾸준히 공연을 소화하며 콘서트홀의 완성도를 높인 덕분에 홀 전체가 RCO의 연주로 풍성하게 가득 찼고, 수준 높은 공연을 대하는 객석의 태도 역시 초창기보다 한층 세련된 모습이었다. 세계적인 연주단체가 찾는 공연장, 그리고 그에 걸맞은 안목과 태도를 가진 관객. 이것이 클래식 전용홀이 가진 힘이자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정명훈 예술감독과 성공적으로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이 빠르게 자리 잡은 것은 부산 문화계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더 많은 이가 찾고 만족하는 공연장이 되기 위해서는 콘서트홀의 음향을 더 가다듬고 관객 서비스 향상과 편의시설 보완 등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