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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韓영화시장…FLY 같은 아세안 네트워크가 돌파구 될 것”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 최윤호 프로듀서 인터뷰

FLY- 한-아세안 영화인재 육성사업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5-11-09 19:25:2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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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베트남 합작…현지서 큰 흥행
- 국제 공동제작 새 시장 진출 기회
- 현지 스탭·제작사 신뢰구축 필수”
- 영상위 프로그램 등 활용 강조도

지난 5일 국내에 개봉한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이발사로 일하며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엄마를 돌보던 주인공이 한국에 있는 형에게 엄마를 데려다 주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8월 베트남에서 먼저 개봉한 이 작품은 관객 220만 명을 동원하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현지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국내 정서로는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소재 외에도 이 작품이 화제를 모았던 이유가 있다. 기획부터 완성까지 한국과 베트남이 합작해 만든 국제 공동제작 영화라는 점이다.
한국과 베트남이 공동제작해 베트남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의 한 장면. 이 영화는 지난 5일 국내에 개봉해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배급사 제공
지난 4일 ‘2025 FLY(한-아세안 차세대영화인재 육성사업) 영화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 영화의전당(해운대구 우동)을 찾은 ‘싸이더스 앤 떼우 엔터테인먼트’의 최윤호(46) 대표를 만났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의 프로듀서인 그는 국제 공동제작의 중요성과 향후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의 제작자 싸이더스 앤 떼우 엔터테인먼트 최윤호 대표.
국제 공동제작은 국적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제작사가 공동으로 기획·투자·배급 등에 참여해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통한 협업부터 제작 인력과 기술 공유, 콘텐츠 제작비 공동 투자, 지식재산권(IP)을 수입해 리메이크하는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형 투자 배급사의 신작 투자가 줄면서 국내 영화 제작 환경이 위축된 현재, 국제 공동제작은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대안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 대표가 국제 공동제작에 눈을 뜬 것은 CJ ENM 베트남 지사에 파견되면서부터였다. 당시 그는 영화제작 팀장으로서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작인 ‘내가 니 할매다’(2015), ‘써니’의 리메이크작인 ‘고고 시스터즈’(2018) 등 다수의 한·베 합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경험을 통해 국제 공동제작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2019년 독립해 ‘내가 니 할매다’를 연출한 판자 낫 린 감독과 함께 현지에 제작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공동제작에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극장가가 침체된 한국과 달리 베트남은 올해 처음으로 관객 800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나오는 등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며 “다만 급성장 중인 시장에 비해 제작 인프라가 완전하지 않은 만큼, 많은 경험을 갖춘 국내 제작사에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공동제작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현지 파트너십 확보를 꼽았다. 믿을 수 있고 역량 있는 현지 스태프, 제작·투자사와의 장기적 신뢰 관계 구축이 필수라는 것이다. 특히 부산영상위원회의 ‘한-아세안 영화공동체 프로그램’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경험한 아세안 영화인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향후 이들과의 공동제작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국제 공동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적 네트워크”라며 “한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을 경험한 이들은 추후 한국과의 협업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장기적으로 이들이 믿을 수 있는 현지 파트너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도적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보다는 현지 제작사와 배급사, 법률, 세무 전문가와 연결해 줄 수 있는 현지 기관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신작 제작이 사실상 중단된 현 상황에서 국제 공동제작은 국내 영화계의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특히 현지 사정에 밝은 지원 기관이 각국에 설립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영화인들의 커뮤니티가 새롭게 형성되는 등 국제 공동제작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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