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되어야 연말연시 분위기도 느끼고, 새해에는 더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면서 살았는데, 그건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나태함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과 함께 ‘2026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벌써?”라는 말을 하다가 “혹시?” 하면서 ‘2026 트렌드’로 책을 검색했다. 2026 트렌드 앞에 자리잡은 주제들은 생각보다 더 다양했다. 머니 부동산 세금 교육 마케팅 글로벌 테크…. ‘트렌드 뒷담화’라는 제목도 보였다. 부지런하고 꼼꼼하기도 하다. 2026 트렌드를 전망하는 거의 모든 책이 AI와 연관해서 변화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6(2026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전망)’(김난도 외 지음/미래의창). 이 책에서 선정한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보자. ‘휴먼인더루프(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인간이 적어도 한 번은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 ‘필코노미(기분이 소비를 이끄는 동인이 되는 기분경제)’ ‘레디코어(삶을 미리 계획하고 학습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 ‘건강지능 HQ(건강에 관한 한 준전문가가 된 소비자들이 많아진다)’ 등. 주제명이 좀 낯설다 싶지만,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라이프 트렌드 2026’(김용섭 지음/부키). 이 책은 ‘인간증명’과 ‘경험사치’를 키워드로 꼽았다. AI와 봇이 일상을 점령한 시대에 인류는 처음으로 ‘내가 진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는’ 난제에 봉착했다. AI와 가상 연애에 빠진 사람이 늘어가고, 가짜 뉴스와 가짜 계정이 여론을 조작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홍채 인식, 디지털 신분증, 캡챠(인간과 봇을 구분하는 보안 메커니즘) 같은 기술은 단순한 보안 절차를 넘어 사회적 신뢰와 기회의 관문이 되었고,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태도와 행위는 오히려 차별화의 무기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인류는 소유의 시대를 지나 ‘경험’의 시대로 들어섰다. 누구든 돈으로 살 수 있는 비싼 명품 대신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경험이 새로운 사치로 부상했다. AI와 기술이 진보할수록 결국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이야말로 진짜 인간다움을 발현할 기회이기도 하다.
‘IT 트렌드 2026’(김지현 지음/크레타). 이 책은 2026년을 관통하는 IT 키워드를 ‘AI 에이전트 시대의 개막’과 ‘메타버스의 부활’로 압축한다. AI는 이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대신해 움직이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개념이다. 기기와 소프트웨어, 앱과 서비스 전체에 탑재되어 우리의 손발이 된다. 또 메타버스는 긴 잠에서 깨어날 차례다. MR(혼합현실) 디바이스와 AI 에이전트가 결합하면서 다시 한번 거대한 날갯짓을 시작한다고 전망한다.
AI 대전환의 시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내다보는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