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가두어진 섬이 하나 있습니다
밀물이면 남실남실 꽃그늘에 흔들리고
썰물엔 달랑게 혼자 모랫벌을 움킵니다
지나버린 일이 모두 떠난 것이 아니던 게
울컥울컥 살아오는 보름달 눈뜬 밤엔
뒤채는 물결 달래어 동백꽃이 붉습니다
섬 하나 품고 사는 설레는 마음 동안
가문 땅 어디라도 짙어 오는 초록 천지
툭 건져 나누고 싶은 자라는 섬 있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섬 하나는 품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모랫벌을 움켜쥐던 시간들. ‘추억은 아름다움을 전제한다’고 말하지만, 어쩔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내려앉은 마음이 빚어낸 하나의 미학적 가치가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꽃그늘에 흔들리고”, “붉은 동백꽃”처럼 아련히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 다시 꿈을 꾸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초록의 천지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