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귀한 시골마을에서 자란 나는 늘 책이 고팠다. 그러다가 학교 도서관 만들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다니던 학교에 도서관이 생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세상을 바꾼 도서관’(캐서린 패터슨 글/ 샐리 덩 그림/ 김난령 옮김/ 불광출판사)을 보면서 어린 시절, 나의 세상을 바꾼 도서관이 떠올랐다.
‘세상을 바꾼 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어린이 도서관을 세운 옐라 레프만의 이야기다. 1891년 5월 독일에서 태어난 옐라 레프만은 저널리스트이자 칼럼니스트였다. 1945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독일에서 옐라 레프만은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삶의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마음의 양식이었던 ‘책’을 떠올렸다.
레프만은 전 세계 출판사에 책을 보내 달라고 호소하고, 재단에 기부금을 요청하며, 국제 아동 도서 전시회를 순회하고, 마침내 국제청소년도서관을 짓게 됐다. 그리고 국제아동청소년협의회(IBBY)를 설립했다. 현재 전 세계 80개 회원국과 함께 ‘어린이책은 평화를 잇는 다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우리 도서관의 선구자 박봉석’(백승남 어유선 지음/ 마음이음)은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미군정기라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 도서관을 지켜 온 박봉석 사서의 이야기다.
박봉석은 조선총독부도서관에서 말단 사무원으로 일하다가 사서 시험에 합격한 조선인 최초의 사서였다. 그는 조선총독부도서관 지하 서고에서 우리 민족의 책을 보면서 언젠가는 이 책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책을 위한 분류표도 연구하면서 만들었다.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했을 때는 도서관장을 찾아가 서가와 도서관 열쇠를 내놓으라고 설득했다. 우리 책을 일본으로 가지고 가거나 불 질러 버릴까 봐 초조했기 때문이다. 박봉석이 지켜낸 책들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도서의 기초 자료가 됐다.
‘우리는 책 모임 하러 학교에 갑니다’(박미정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더 이상 가난했던 시절이 아니라, 이제는 학교도서관도 있고 책도 많다. 독서의 이로움과 필요성도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읽기의 즐거움을 동반하지 않는 강제적인 독서는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전파해 온 저자 박미정은 ‘교실 책 모임’에서 모두가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책 대화’에 집중한다.
저자는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책과 가까이하며 어떻게 해야 책을 ‘잘’ 읽어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을 ‘꾸준히 읽는 독자’로 성장시킨다. 책을 읽는 어른이 되는 밑거름이다. 독서교육을 고민하는 교사와 학부모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도서관의 혜택은 어렵고 힘들던 시절에 뿌려진 씨앗에서 피어났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도서관이 만들어지고,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도서관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정보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