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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47> 해상시계와 항해기록

제임스 쿡 항해기 속 해상시계 활약상

  • 김소정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 학예사
  •  |   입력 : 2025-08-27 18:34:52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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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경도측정·남극탐색 여정
- 시계 기술력 덕에 안전항로 찾아

위대한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 선장이 10여 년간 항해길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그가 긴 항해길에 오른 건 18세기, 경도측정을 둘러싼 천문학자와 시계 제작자 간의 경쟁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15~16세기 대항해 시대가 도래하면서 경도측정을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었고, 이후 천체관측법과 해상시계를 통한 측정법이 대두하면서 두 집단 간 대립이 치열해졌다.
제임스 쿡 선장의 항해기.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쿡은 1차 항해 때 많은 과학자와 함께 떠났는데, 이는 미지의 대륙이던 남극을 조사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태평양에서 금성의 횡단을 관측해 경도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쿡은 여러 차례 금성 관측을 시행하지만, 측정치가 모두 불안정해 정확한 경도를 찾지 못했다.

비록 경도측정을 위한 실험은 실패했지만, 뉴질랜드·호주 등 태평양 여러 섬을 탐험하며 방대한 지리정보와 원주민의 사회·문화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영국의 태평양 항해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켰고, 이는 곧 미지로 남아있던 남극대륙을 찾기 위한 2차 항해(1772년) 명령으로 이어졌다.

비록 2차 항해의 목표였던 남극은 찾지 못했지만, 3년 8개월 동안 12만㎞를 항해하며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을 탐험했다. 오랜 시간 항해가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해상시계 도입 덕분이었다.

1767년 존 해리슨에 의해 해상정밀시계(H4)가 발명됐지만, 여전히 해상시계의 경도측정 능력에 대한 불안함이 존재했다. 이때 쿡은 H4의 복제품인 K1을 싣고 2차 항해에 올랐으며, 그의 성공적인 항해는 해상시계에 대한 불안을 크게 잠재웠다. 기나긴 항해 속 정확한 항로 탐색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해상시계를 통해 정밀한 경도 파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2차 항해는 당시 항해가들이 많이 걸리던 괴혈병에 따른 피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잘 알려졌다. 해상에서 위치 파악이 어려웠던 이전에는 항해 장기화에 따른 열악한 위생 상태와 불균형한 영양 상태로 인해 괴혈병이 쉽게 발병했다. 쿡은 다양한 식이 개선책을 도입해 질병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해상시계의 역할도 한몫했다. 해상시계 도입으로 더 안전하고 정확한 항로를 이용하면서 항해 환경이 개선되고 질병에 따른 희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쿡은 해상시계를 ‘믿음직스러운 친구, 실수를 모르는 길잡이’라고 평하며 그 우수성에 높은 신뢰를 보냈다. 이후 1776년 3차 항해에서도 해상시계 성능을 증명해 보였다. 비록 그는 하와이 원주민에 의해 살해되어 항해를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기록을 통해 해상시계의 뛰어난 기술력을 알렸다. 국립해양박물관에는 쿡의 1·2·3차 항해기록을 모은 항해기 초판본이 소장되어 있다.

무더운 여름, 박물관에서 미지의 대륙을 탐험했던 쿡의 여정과 그의 길잡이가 되었던 해상시계가 어떤 모습인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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