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칸다 출신 흑인 수퍼히어로가 부산 자갈치 영도 광안리를 누비던 영화 ‘블랙팬서’ 연출의 라이언 쿠글러 감독 최근작 ‘씨너스-죄인들’은 현지에서만큼 뜨거운 흥행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음악 마니아들, 그중 소수의 블루스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소소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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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스 뮤지션 김마스타. |
이 작품은 1930년대 초반 미시시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진득한 음악영화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타란티노 식의 뱀파이어 갱스터 액션으로 변신하는 흥미로운 영화다. 영화의 영향인지, 때마침 나이를 먹어선지 습한 무더위 속에서도 진하고 끈적한 블루스 음악에 취해있는 중이다.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2023년 ‘싱어게인3’의 5호 가수로 등장해 ‘부산에 가면’을 최백호와는 다른 감성의 뜨겁고 거친 소울로 소화해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던 대한민국의 블루스 마스타 김마스타다. 영화 속 천재 블루스 뮤지션 프리쳐 보이 새미가 목사님인 아버지와 갈등을 가졌다면 (그는 훗날 버디가이가 될 운명이다), 김마스타의 아버지 역시 시골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셨다고 한다. 김마스타 또한 식순에 따라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독하지만 매혹적인 블루스의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씨너스-죄인들’은 의외로 김마스타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겠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뮤지션은 거제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스모킹 리’다. 2002년생 월드컵 베이비 스모킹 리는 2002년도부터 블루스 뮤지션으로 살아온 것 같은 포스를 뿜어낸다. 아직 알려지지 못한 걸출한 뮤지션을 찾고 있다면 그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 두길 바란다. 확실한 저점매수다.
홍대의 ‘강남 스타일’로 불리며 한국에선 귀한 블루스 히트 곡 ‘300/30’을 보유한 씨 없는 수박 김대중과 시대의 아이콘 이효리와 작업을 하며 화제를 모았고 현재 부산 중앙동에서 ‘국제악기’를 운영하고 있는 컨츄리블루스 뮤지션 김태춘도 있다. CR태규, 하헌진 같은 블루스 맨들은 물론이고 더 일찍이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블루스 밴드’를 표방한 신촌블루스의 엄인호 선생이 계신다.
그들의 활동을 주시하다 보면 블루스란 어쩌면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운명의 영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는 블루스의 운명을 타고났지만, 하필 태어난 곳이 대한민국이다. 그래도 남쪽이라 다행이라 할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슬픔과 고독을 양분 삼아 블루스는 강력한 생명력을 가진 에너지를 내뿜는다. 석유 대신 슬픔과 고독은 이 땅에 넘쳐흐르니 어쩌면 블루스가 자생하기에 꽤 훌륭한 조건일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K-블루스 시대가 펼쳐질 거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외로워도 슬퍼도 블루스는 네버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