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47> 동삼동패총 출토 압흔토기

남부지역 신석기 생활상 품은 토기

  • 김은영 부산박물관 조사연구팀장
  •  |   입력 : 2025-07-09 18:51:56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99년, 세계적으로도 저명한 신석기시대 유적인 동삼동패총 발굴 조사에서 탄화된 조와 기장이 발견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북한의 봉산 지탑리 유적에서만 신석기시대 탄화 곡물이 출토되었다고 알려져 있었을 뿐, 남한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었다. 동삼동패총에서 실물의 탄화 조와 기장이 확인됨으로써 기원전 3500년 전에 한반도 남쪽 끝까지 초기 농경이 확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동삼동패총 출토 압흔토기와 조의 압흔 사진. 부산박물관 제공
그 후 10여 년이 흐른 후, 한반도 남부지역으로의 신석기시대 초기 농경의 확산이 300년 정도 더 빨리 시작되었다는 증거가 나왔다. 그것은 동삼동패총에서 출토된 토기 안에서 발견되었다. 기원전 38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의 태토에서 조의 흔적이 확인된 것이다.

토기는 주변에서 채취한 흙으로 반죽해 모양을 만들고 건조시킨 후 굽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 제작 과정에서 의도하거나 의도치 않게 여러 가지 물질들이 들어가게 된다. 토기 제작장 주변에 떨어져 있던 조나 기장이 들어갈 수도 있고, 잡곡에 기생하던 벌레가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물질들 자체는 굽는 과정에서 타서 없어지지만, 그것들의 흔적은 흙에 그대로 남게 된다. 그 흔적들이 남아 있는 토기를 압흔토기(壓痕土器)라 부르며, 현재의 연구자들이 토기 태토를 자세히 관찰해 흔적을 찾고 그 미세한 흔적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인류가 흙의 화학적 변화를 인지하고 토기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로 토기는 인류 생활에 불가결한 도구가 되었으며, 자주 깨지고 새로 만들기 때문에 시기와 지역을 판정하는 연구의 기준이 되어왔다. 시기와 지역을 알 수 있는 토기에 그 당시 생활과 관련이 깊은 씨앗이나 열매 곤충 등 여러 가지 정보가 매장되어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유적에서 토기를 발굴하듯이 토기에서 새로운 정보를 발굴해 신석기시대 어느 시기에 어느 지역 사람들이 어떤 잡곡을 재배했고 쌀농사를 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쌀벌레가 서식했다는 등 당시 사회와 자연환경, 사람들의 생활을 보다 상세히 알 수 있는 것이다.

토기 표면에서 압흔을 찾는 데서 더 나아가, X선 촬영기술을 이용하면 표면에서 보이지 않던 자료를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X선 촬영을 통해 그물을 집어넣어서 튼튼하게 만든 토기를 찾은 사례가 있다. 또 X선 촬영을 하면 토기 태토의 안쪽에서 타지 않고 남아 있는 수천 년 전의 조와 기장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우리가 가진 기술과 인지능력에 한계가 있을 뿐 유물이 우리에게 주는 정보에는 한계가 없다. 8월부터 26년 만에 동삼동패총에 대한 발굴 조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또 어떤 새로운 정보가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되는 한편, 박물관 수장고 속에 잠자고 있는 토기도 완벽하게 발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국가전산망 먹통' 국정자원 화재로 소실된 데이터 완전복구 안돼"
  7. 7부산 영도 출신 이언주 의원, 부산·울산서 '공짜 질서는 끝났다' 북콘서트 개최
  8. 8靑 “조국, ‘보완수사 인정’ 입장 밝혀”…조국혁신당 “발언 맥락 외면”
  9. 9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10. 10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