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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K팝의 빛과 그림자…“이건 한국 노래일까”

  • 차봉주 인턴기자
  •  |   입력 : 2025-07-03 17: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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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K팝에 열광한다. K팝을 소재로 지난달 20일 공개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나흘 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분석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을 기준으로 한국 미국 대만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포르투갈 등 41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영화 OST 역시 빌보드 차트 8위에 오르며 음악 부문에서도 흥행을 입증했다. 제니의 영어 솔로 앨범 ‘루비(RUBY)’는 K팝 예술가 최초로 ‘올해의 음반’에 선정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처럼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영상 패션 영화까지 아우르며 글로벌 문화 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하나의 질문이 따라붙는다. 정작 ‘한국적인 것’은 그 안에 얼마나 남아 있는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7일 발표한 ‘2025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4년 기준)’에서 외국인은 K팝을 선호하는 주요 이유로 ‘음악이 좋아서’(40.3%) ‘퍼포먼스가 뛰어나서’(30.1%)를 꼽았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어 가사가 어렵고 생소해서’(22.5%)는 호감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K팝도 영어 가사 비중을 늘리고 해외 작곡가 참여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 최적화된 방향을 택하고 있다. 지난 3월 주한 프랑스 대사관은 해외 작곡가가 K팝을 작곡해 발매할 수 있는 ‘케이팝 에뜰리에’ 캠프를 열었고, JYP 퍼블리싱은 연간 50개 팀 이상 해외 작곡가와 협업한다. K팝이 세계인의 취향을 반영하며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음악 산업도 이제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으로 변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음악 소비는 오디오 중심에서 비디오 중심으로 옮겨간다. 유튜브와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이 음악 소비 방식을 바꿔 놓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MZ 세대의 음악 소비 플랫폼과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이용 행태 보고서’를 보면 유튜브 사용자 85%는 시각적 요소와 함께 음악을 소비하고, 특히 MZ세대의 60% 이상은 동영상이 없는 음악보다 뮤직비디오 형태의 콘텐츠를 선호한다.

영상 플랫폼에 최적화된 짧고 강렬한 음악이 주류가 되면서 음악 구조 역시 변하고 있다. 도입부 15~30초 안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구조가 보편화되고, 서사보다 즉각적 자극과 반복적 후렴구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를 증명하듯, 틱톡이 발표한 ‘2024 Music Impact Report’는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곡의 84%가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고 소개한다. 한국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의 노래 ‘큐피드’도 이런 현상을 대표하는 사례다.

이 같은 K팝의 변화는 글로벌 시장에 발맞춘 결과다. 영어 가사 비중은 늘고, 곡의 구조는 짧고 강렬해진다. 해외 작곡가와의 협업은 일상이 됐고, 틱톡을 비롯한 플랫폼에 최적화된 음악이 대세가 됐다. 이런 흐름은 전 세계 팬의 취향을 고려한 전략이자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K팝 고유의 색채와 음악 정서가 점차 희석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의대학교 음악학과 이기녕 교수는 “지금의 K팝은 영상을 중심으로 제작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음악이 부속물처럼 여겨지는 구조가 됐다”며 “K팝 전성기를 맞은 지금, 한국 고유의 정서나 전통 음악적 요소를 재해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갈수록 K팝에 환호한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아래, 한국 정서와 정체성이라는 촛불이 꺼지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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