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Z세대 인스타그램 피드에 가장 ‘힙’한 인증샷은 뭘까. 한정판 러닝화도 오픈런으로 구한 명품백도 아니다. 바로 클래식 공연 티켓 앞에 선 자기 모습이다.
클래식 음악이 Z세대에게 가장 ‘힙한 취미’로 주목받는다. 주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클래식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세계 무대를 휩쓴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이 기폭제가 됐다. 둘의 성공은 클래식을 기성세대가 듣는 ‘어려운 것’에서 ‘경이로운 것’으로 바꿨다. Z세대는 SNS로 그들의 드라마틱한 콩쿠르 우승 순간과 신들린 듯한 연주를 보며 클래식 매력에 푹 빠졌다.
Z세대는 클래식을 ‘각 잡고’ 듣지 않는다. 독특한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하며 놀이처럼 즐긴다. 클래식을 공부나 업무를 위한 ‘기능성 음악’으로 소비하는 동시에 ‘취향의 증거’로 삼는다. 유튜브 클래식 채널 ‘클래식 좀 들어라’는 지난해 9월 구독자 7000여 명에서 올해 6월 10일 기준 11만9000여 명으로 17배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유튜브 채널명과 같은 책 ‘클래식 좀 들어라’가 출간돼 베스트 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의 변화는 오프라인으로 확장된다. 오는 20일 문을 여는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은 예매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대부분 매진됐다. 부산콘서트홀·부산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인 정명훈 지휘자, 세계적 명성의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선우예권 등이 공연에 참여하면서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특히 오는 22일 조성진의 ‘황제 그리고 오르간’ 공연은 2030세대 예매자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인터파크 예매자 통계를 보면 20대가 27.3%, 30대가 45.5%로 전체의 72.8%에 달한다.
클래식 업계도 이들 눈높이에 맞춘다. 록페스티벌처럼 자유로운 공연장, 연주자와 관객의 거리를 좁힌 토크 콘서트, 클래식과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무대 등의 시도를 선보인다. 이미 성과도 냈다. 지난 7일 부산시민공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5 클래식 파크콘서트’ 첫날 공연에는 3만 명 넘은 관객이 몰려 소프라노 조수미를 맞았다. 2023년 처음 시작한 파크콘서트는 매번 1만여 명이 참여했고, 올해는 관객이 더 늘었다. 시민공원 잔디광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해 ‘돗자리 콘서트’란 별명도 붙었다.
예전과 달리 클래식이 다양한 방법으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장르가 됐다. 유튜브와 페스티벌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Z세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클래식 가치를 재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