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미국)은 첫 일성으로 ‘평화’를 강조했다. AP통신과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서 교황으로서 군중과 첫인사를 하며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첫인사였다”며 자신의 평화 인사도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 밑에서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지낸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님 감사합니다”라며 경의를 표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올리며 “부활절 아침 로마와 전 세계를 축복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약하지만 언제나 용감했던 목소리를 우리 귀에 간직할 수 있기를”이라고 추모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대화와 만남을 통해 언제나 평화롭게 하나의 백성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다리를 건설하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나는 그리스도인이고 여러분을 위한 주교”라며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이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나와 군중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AFP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은 역대 첫 미국인 교황이지만 이날 첫인사에서는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만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어로 연설 도중 스페인어로 “사랑하는 치클라요 교구에 특별히 인사를 전한다”며 “그곳에서 신실한 이들이 주교를 따르며 믿음을 나누고,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교회로 남기 위해 많은 것을 바쳤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주로 페루에서 사목 활동을 수행했다. 2014년 주교에 서품된 이후 2015∼2023년 치클라요 교구장을 지낸 그는 페루 시민권도 갖고 있다. 레오 14세는 전날부터 진행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4번째 투표에서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얻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