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성패는 참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파스타’‘복수의 화신’을 집필한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 서숙향 작가의 극본에 흥행 불패 로코퀸 공효진, 한류스타 이민호를 앞세우고 제작비 500억 원을 들여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우주 정거장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에 야심차게 도전한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웬만해선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에도 불구하고 2% 남짓한 처참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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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포스터. |
한국의 영상 콘텐츠는 수많은 장르 중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에서만 유독 혹평과 함께 실패를 거듭해 온 역사가 있기에 혹시 여기에 한국의 자랑인 두근두근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끼얹으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만화적 연출을 활용한 병맛 콘셉트의 개그와 ‘섹스’를 남발하는 19금 대사들, 우주까지 날아가서도 어쩔 수 없는 삼각, 사각 관계로 꼬여가며 이어지는 막장 스토리, 제법 공들이고 돈들인 티가 나는 우주 정거장 세트와 무중력 상태의 생활 등의 조합이 어우러져 분명 지금껏 본 적 없는 신선하고 신기한 볼거리가 될뻔 했으나, 가장 중요한 기둥인 로맨스가 개연성과 설득력을 잃어 무너지는 바람에 그 모든 흥미로운 요소들이 갈 길을 잃고 산만하게 느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수많은 시청자가 초반부터 위험을 감지하고 탈출하기 시작했지만, 이 이야기의 끝을 확인하고 싶어 2%의 시청자로 남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유래 없는 무중력 상태의 키스신과 무중력 베드신(?)을 눈으로 확인하는 나름 의미 있는 성취도 있었다. 이런 장면들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이제 드라마는 16부작에서 6회를 남기고 있다. 정신 승리를 위해 드라마의 미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사랑은 우주로 날아가 다시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곱씹게 되었다. 남은 회차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봐줄 만한 SF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데 성공하지 않을까? 인류가 우주를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한국도 그간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SF를 포기하지 않기를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