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 등 서식 민물새우 ‘새뱅이’
- 개운하면서도 담백한 풍미 일품
- 참나물 가득 올린 새뱅이 매운탕
- 민물 특유 비린맛 없이 깔끔·시원
- 입안 가득 터지는 식감도 흔쾌해
충청도에는 ‘새뱅이’라는 식재료로 조리한 향토 음식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새뱅이는 민물에 서식하는 새우의 한 종류로, 충청도 지역 말로는 ‘둠벙(웅덩이)’에 산다고 ‘둠벙새우’라 일컫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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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북도 충주시의 민물매운탕 전문점에서 맛 본 새뱅이 매운탕. 충청도 향토 음식으로, 민물새우 새뱅이로 매운탕을 끓여 그 맛이 담백하고 깊으며 감칠맛이 좋다. |
물이 맑은 소류지나 연못 등에 주로 사는데, 충청도에서는 이 새뱅이로 찌개를 끓여 먹는다. 프라이팬에 달달 볶거나 튀겨먹어도 좋고, 다른 민물고기와 함께 끓여놓으면 그 시원한 맛과 감칠맛이 한층 더 살아난다.
특히 충청북도 일원에는 바다가 없는 대신 금강을 비롯해 크고 작은 하천, 호수와 저수지 등이 잘 발달해 있어서, 민물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들이 많다. 다양한 민물 생선을 이용한 매운탕이나 조림, 어탕이나 어죽, 도리뱅뱅이 등이 그것이다. 그중 새뱅이도 지역 사람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임금 진상품에도 오른 민물새우 |
| 김장용 양념으로 많이 사용하는 민물새우. 생으로 갈아 양념에 넣는다. |
새뱅이는 십각목 새뱅이과의 작은 민물새우로, 주로 하천이나 연못, 저수지의 물 흐름이 적은 얕은 수초 주변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2.5㎝ 내외로 3~4월 전후로 산란한다. 1급수에만 서식하기에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이기도 하다.
민물새우는 우리나라 전 수계에 분포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새뱅이과의 ‘새뱅이’와 ‘생이’, 징거미과의 ‘징거미’와 ‘줄새우’가 있다. 그중 새뱅이는 충청도를 중심으로 중부권에서, 생이는 전라도권에서 식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새뱅이는 찌개나 매운탕 등으로 먹고, 생이는 토하젓 등 젓갈로 담가 먹는다. 줄새우는 주로 생으로 갈아서 김장용 양념으로 사용된다. 징거미는 다른 새우보다 몸집이 커 튀겨서 먹기도 한다.
예부터 이들 민물새우는 생산량이 바다 것보다 많지 않을뿐더러 그 맛이 담백하면서 깊은 감칠맛으로 널리 사랑을 받았다. 특히 ‘생이’로 담근 ‘토하젓’은 임금에게 진상하는 진상품 중에서도 상급의 대접을 받았을 정도이다. 전라도 지역 토호들은 밥상에 토하젓이 없으면 밥상을 물릴 정도로 사랑했던 별미로도 유명했다.
예부터 생산량이 적어 더욱 귀하고 사랑을 받은 식재료가 민물새우였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徐有榘)의 ‘난호어명고(蘭湖魚名考)’에는 ‘하천이나 계곡, 강과 호수 등에 사는 민물새우는 바다 것보다 생산이 많지 않아 부엌 채우기가 드물다’고 기록할 정도이다.
민물새우 중 새뱅이는 충청도에서 찌개나 탕 등으로 조리해 먹는다. ‘새뱅이 찌개’ ‘새뱅이 지짐이’ ‘새뱅이 매운탕’ ‘민물새우 매운탕’ 등으로 불리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입맛, 조리법으로 즐기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잘 담근 고추장을 맹물에 풀어 새뱅이와 제철 채소를 넉넉하게 넣고 얼큰하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방식의 공통점이 있다. 특히 여타 식재료처럼 멸치나 고기 육수를 쓰지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다. 새뱅이는 자체적으로 시원하고 특별한 감칠맛을 내기에 그렇다.
‘새뱅이 찌개’는 국물을 작게 잡아 끓여내기에 맛의 밀도가 높다. 새뱅이 매운탕은 거기에 매운 양념을 강조해서 칼칼하게 조리해 먹는다. 새뱅이 지짐이는 민물새우로 지진 얼큰하고 짭짤한 찌개로, 맹물에 보리고추장 간장을 넣고 무 새우 파 마늘 등 갖은양념을 넣은 후 쌀뜨물로 끓여낸다. 지짐이는 국물을 조금 붓고 끓여 익힌 음식으로 국보다 국물이 적고 조림보다는 국물이 많은, 짭짤하게 끓인 찌개와 조림의 중간 정도 되는 음식이라 보면 되겠다.
■담백하면서 깊은 맛 |
| 새뱅이 매운탕에 신선한 참나물을 가득 올린 모습. |
충주의 꽤 유명한 민물매운탕 전문점에서 ‘새뱅이 매운탕’을 주문한다. 식탁 위로 맛깔 난 반찬과 더불어 새뱅이 매운탕이 자리를 잡는다. 매운탕 위로 참나물을 가득 올려 그 신선함이 남다르다. 냄비를 뒤적이니 붉은 새뱅이가 그득하다. 가히 매운탕 위로 꽃이 한 점 한 점 피어오른 듯하다.
국물 한 술 떠먹어 본다. 시원하다. 그리고 깔끔하다. 민물 특유의 비린 맛이 전혀 없다. 한 술 더 떠먹어 보니 칼칼한 맛과 들큼한 맛이 서서히 올라온다. 몇 술 연거푸 떠먹으니, 속을 뜨끈하게 지지면서 해장이 된다. 별다른 조미료나 육수 없이 끓여내는데도 개운하고 깊은 맛이 제대로다.
밥 한 숟가락 크게 떠서 그 위에 새뱅이를 넉넉히 올려 한 입 먹는다. 입안 가득 새우살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흔쾌하다. 고소하면서 진한 새우 맛과 국물에 적신 밥이 참 잘 어울린다. 채소는 국물이 배 아삭아삭 하면서도 진하고 짭조름하다.
매운탕 속에 들어가 있는 수제비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한 식감에 기분 좋은 감칠맛이 사람 입맛을 자극한다. 밥에 국물과 새뱅이, 채소 등속을 넣고 밥을 만다. 밥알에 붉은 물이 들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밥알이 입안을 돌며 칼칼하면서도 구수하다. 새뱅이의 식감과 여러 채소의 풋풋함이 어우러져 이 또한 기껍다.
한때 부산에서도 민물새우를 천렵하여 먹던 시절이 있었다. 천렵이라고 해 봤자 큰 준비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 주로 낙동강 수로나 물이 맑은 소류지 등에 잎이 무성한 솔가지 하나 툭 꺾어 물에 담가 놓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는 한 몇 시간 유유자적 막걸리 한 사발에 붕어회 한 점으로 신선놀음하다가, 솔가지를 살며시 들어 올리면 솔가지 사이로 민물새우가 켜켜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를 살살 털면 솔가지 사이로 은신한 민물새우가 우수수 떨어지며 바닥에서 타다닥 튄다. 이를 모아 시원하고 얼큰하게 민물새우탕을 끓여 먹곤 했던 것이다.
한때 어디에서든 한 움큼만 잡으면 토장국이나 국, 찌개 등에 넣고 팔팔 끓여 먹던 시절이 있었다. 국물을 시원하고 달큼하게, 제대로 맛을 보탰던 서민 식재료이기도 했다. 지금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식재료, 민물새우이다. 전라도를 비롯해 몇몇 지역에서는, 양식으로 그 수요를 충당할 정도로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