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 타지 않아
눈결은 그대론데
언 땅을 곡괭이 없이
뚫어 낸 작은 새싹
눈밭에
금화(金花) 피웠다
눈 맞춘다
돌고래 울음소리를 내는 된바람은 봄이 우리 곁에 오는 발걸음 소리다.
복수초의 노오란 손짓은 자박자박 봄이 걸어오고 있는 반 박자 빠른 지휘이다. 샛노란 행복이다. 으르렁대는 봄의 호령에 몸을 숨기고 추운 겨울로 걸어가던 시곗바늘이 휘고 있다.
시인이 불러 세운 복수초의 해맑은 자태가 눈앞에 일어선다. 가슴은 벌써 새로운 꿈에 젖는다. 새봄이 힘차게 걸어오고 있다.
거친 바람 속에서도 맨얼굴로 속내를 내보일 수 있는 용기가 진짜 행복이다. 복수초의 영혼은 언 땅을 녹여 부드러운 대지에 솜털 같은 온기를 돌게 한다. 따뜻한 입김은 한겨울 눈을 녹이고 생명이 돌게 한다. 한 생명의 또렷한 의지가 무서리가 내린 어두운 대지에 희망을 옮겨 심는다.
시대의 거친 파도, 이 또한 모두 지나가고 오고야 말 봄의 함성이 산허리에 울려 퍼진다. 시인이 눈 맞춘 복수초 한 포기에서 우리는 또 내일의 희망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