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자기방열(放熱)방식처럼 쓰린 곳들이 덤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그것을 온기라 귀띔해주었습니다. 실망이, 좌절이 왜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결국 시의 점등구간으로 되돌아오기 위한 일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도 같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일을 데려오거나 데려갔던 힘.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 끼이는 일이 부쩍 잦아집니다. 당선통보를 듣던 그날도 그랬습니다. 용기 잃지 말라는 토닥토닥 등 두드려 주는 위로의 손 하나 울컥, 답장으로 받았습니다.
겹겹의 파동과 가파른 언덕들. 그 경사의 반환점을 도는 일은 여전히 바람이 불고 큰 비가 내리고 땡볕이 가득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쓸쓸하겠지만 부서지지 않고 가다 보면 적정한 온도를 갖게 되지 않을까요. 살면서 간절해지는 것은 절대 만들지 말자는 다짐을 매번 무너뜨리는 시 쓰기.
이 몰두의 적절한 힘과 평온 앞에서 감사함을 전할 분이 많습니다. 내 시의 처음이신 은사님 이영춘선생님. 산문 정신을 일깨워 주신 전상국선생님. 기꺼이 내 꿈을 응원해준 남편 이두호씨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마침내 긴 공부를 마친 아들 윤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윤수, 긍정적인 이쁜 동그라미 지은, 그리고 학순언니, 동생정혜, 먼 곳에서 보고 계실 아버지 엄마. 내 안의 습기마저 시가 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를 뿌리다, 미디어 시in그 밖 많은 동료. 늘 응원해 주시는 윤금자 샘 이경은 샘 감사합니다. 김언 이제니 정익진 심사위원님들. 크고 너그러운 품을 가진 국제신문사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을 쓰는 일은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의 시작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약력=필명 김도은. 1968년 춘천 출생. 2015년 ‘시와 소금’ 시 신인상 . 2023년 ‘영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수료. 춘천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