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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품고 살던 연극, 이제 해야겠단 생각 ‘문득’ 들어서

극단 ‘문득’ 내달 4일 창단공연…대학생부터 취준생·직장인 등 열정 가득한 비전공자들 뭉쳐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4-12-29 19:05:0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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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한작품’ 소박한 목표부터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던 부산 청년들이 문득 연극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만나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극단 이름을 ‘문득’이라고 짓게 됐죠.”
지난달 창단한 극단 ‘문득’의 단원들. 단원 모두 부산지역 20대 청년들로 구성된 이들은 다음달 4일 창단 첫 공연 ‘문득, 멈춰서서 이야기하다’를 공간소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극단 문득 제공
지난 27일 낮 12시 부산 금정구의 한 연습실. 연기에 몰입한 극단 ‘문득’ 단원들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만드는 한겨울의 날씨였지만, 연습실 안은 청년 연극인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극단 문득은 지난달 창단해 활동을 시작한 지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신생 극단이다. 올해 초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부터 취준생, 직장인까지 다양한 이들이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뭉쳤다. 13명의 단원은 모두 20대 청년으로, 부산대 부경대 등 지역 대학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중 ‘문득’ 만난 사이다.

흥미로운 건 이들 모두 전문적으로 연극을 배운 적 없는 비전공자란 점이다. 극단 문득을 이끄는 이규성(28) 대표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예전부터 갖고 있었던 연극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단원들도 저마다의 이유로 연극을 놓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어 극단을 창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이 극단에 함께하게 된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극단의 막내이자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김은혜(19) 씨는 “소중한 대학 생활 4년을 취업만을 위해 보내고 싶지 않았다. 평소 연극을 즐겨보는 편인데, 꿈꿔오던 무대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고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원 강지율(28) 씨는 직장 생활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남몰래 연극배우의 꿈을 키워 왔다. 그는 “아마추어 연극인의 입장에서 무대에 오를 기회가 너무 간절했다”며 “극단 활동을 통해 무대 경험을 더 쌓고 내년에는 큰 규모의 오디션에도 지원해 배우의 꿈을 펼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 달 4일 창단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극단 문득을 세상에 각인시킬 첫 작품은 김정용 작가의 ‘문득, 멈춰서서 이야기하다’를 택했다. 작품 속 방황하는 청년들의 삶이 마치 본인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사업 실패로 빚쟁이 신세로 전락한 신흥,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지훈, 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산악가 호정, 육상을 향한 꿈과 선배를 향한 고백에 모두 실패한 고등학생 시연 등이 각자 마주한 현실의 벽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이 극단의 취지와 맞는 것 같아 첫 공연작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이 걸어갈 길이 순탄치는 않다. 당장 이번 공연에 필요한 자금도 단원들이 사비를 한 푼씩 모아 마련했을 정도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극단의 미래를 그리는 청년들의 표정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이 대표는 “욕심부리지 않고 우선 매년 연극 한 작품 이상을 무대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누군가는 보잘것없는 목표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다음 달 4, 5일 공간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예약 네이버, 균일 2만 원, 010-717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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