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 ‘백남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인 백남준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는 흔치 않았다. 소장처가 다양한 데다, 미디어 아트의 특성상 소품을 옮기고 작동시키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
| 백남준 작품 ‘108번뇌’.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부산에서 만날 기회가 마련됐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내년 3월 16일까지 현대미술관 전시실에서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전시를 연다고 1일 밝혔다.
백남준아트센터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의 작품과 사진 자료, 비디오 등 160여 점을 선보인다. 백남준이 타계한 이후 백남준아트센터가 아닌 국내 미술관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그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 87점과 자료 38점, 비디오 15점을 부산에 처음 선보이는 것은 물론, 1년이 넘는 준비 기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프랑크푸르트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소장처에서 작품을 대여했다.
 |
| 백남준 작품 ‘로봇 K-456’.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
지난달 29일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강승완 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백남준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전시에 대한 갈망이 컸기에 특정한 해를 기념하기보다 많은 시민께 작품을 보여드리고자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역시 “백남준의 작품에 관한 연구와 전시를 꾸준히 이어왔지만 이 같은 대규모 전시는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며 “작품 수급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 그의 예술 세계를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 백남준 작품 ‘TV 부처’.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
이번 전시에는 그의 초창기 작품부터 작업 과정을 기록한 사진, 대표작 등이 대거 소개돼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1961년 청년 백남준 스스로가 주인공이 된 퍼포먼스 비디오 ‘손과 얼굴’을 비롯해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 전시했던 ‘TV를 위한 선’ 등 텔레비전 작품들, 그가 만든 첫 번째 로봇 ‘로봇-K456’과 로봇 가족 시리즈,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만든 ‘TV 첼로’ 등이 전시됐다. 또 8m 높이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뭇가지에 모니터들이 매달린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 대형 걸리버 로봇과 18개의 소인국 로봇으로 이루어진 ‘걸리버’, 레이저 작품 ‘삼원소’,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위해 특별 제작한 ‘108번뇌’ 등 대형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또 백남준의 대표작 비디오 15점과 예술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상영해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특히 전시는 그의 작품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도록 관람 동선은 물론 전시관 배경색과 작품을 둘러싼 경사로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현대미술관 김가연 학예연구사는 “2층 백남준의 얼굴에서 관람을 시작해 주요 작품을 본 뒤 1층으로 내려가 설치 작품들을 접하도록 동선을 구성해 그의 예술 세계를 온전히 느끼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