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삭막한 공단에 피어난 예술…홍티아트센터 거쳐간 작가들 모였다

개소 11주년 기념 작가 12인展, 30일까지 부산 수영구 F1963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4-06-06 18:40:50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기억 속 홍티의 모습 각각 재현

부산 사하구 무지개공단. 염색·기계 공장이 모여있는, 삭막하기 그지없던 이곳이 예술인들의 둥지가 된 것은 2013년부터다. 서부산권에도 문화예술 시설을 만들자고 나선 부산문화재단은 옛 홍티 포구에 예술 중심 창작 공간 홍티아트센터를 개소했다.
부산문화재단이 부산 수영구 F1963 석천홀에서 오는 30일까지 여는 전시 ‘나의 시간 우리의 기록’에 초대된 민지훈 작가 작품 ‘뜻밖의 훈련’. 이 전시에는 홍티아트센터에 입주한 경력이 있는 작가 12명이 참여한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이곳을 거쳐간 예술인은 100여 명. 이들은 이곳에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씩 생활하며 예술가로서 역량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홍티아트센터 개소 11주년을 맞은 올해 부산문화재단은 센터를 거쳐 간 작가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이렇게 모인 12명의 작가는 기억 속에 남아있고 몸이 기억하는 ‘홍티’를 끄집어내 작품에 녹여냈다.

부산문화재단은 오는 30일까지 부산 수영구 F1963 석천홀에서 기획전시 ‘나의 시간 우리의 기록’을 연다. ‘설치미술 중심의 시각예술공간’을 지향하는 홍티아트센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우선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작은 배 한 척이 관람객을 맞는다. 배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모래로 인해 관람객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파묻혀 사라지고 있다. 이예진 작가의 작품 ‘땅 위의 배’는 홍티포구 어촌마을 앞 바다가 매립돼 공장지대가 되며 급격하게 달라진 이 지역의 모습을 대변한다. 모래에 파묻힌 배는 이미 사라진 어부들의 유산으로, 과거의 홍티를 의미하는 셈이다.

반대로 가장 안쪽에 전시된 손몽주 작가의 ‘떠다니는 나무’는 낙동강 하구로 떠내려온 부유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작품에 쓰인 표류목은 실제로 다대포 앞바다에서 수집한 것으로, 작가는 여기에 고무밴드를 연결해 표류하는 물결과 그 위를 떠다니는 부유물의 움직임을 표현해냈다.

갈유라 작가는 홍티아트센터 내 작가의 방을 그대로 옮겨놓음으로써 ‘홍티 시절’을 추억한다. 벽에 걸린 글과 메모, 거친 습작들은 실제 작가가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영상 작업을 위주로 한 작가의 방답게 이 공간에서는 작가가 직접 아카이빙 한 영상물도 볼 수 있다.

높이만 7m에 달하는 대형 회화 작품을 선보인 감민경 작가는 2022년 부산비엔날레에서 선보여 주목받았던 ‘동숙의 노래’ 작가이기도 하다. 부산문화재단은 많은 이에게 알려진 작가의 작품을 전진 배치해 인큐베이터로서 홍티아트센터의 위상을 말없이 알린다.

홍티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현재 입주작가인 정찬일, 김시흔, 노주련은 개인적 색채가 강한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정찬일 작가는 기계 공단에서 으레 들을 수 있는 철 두드리는 소리, 용접하는 소리와 인근 김해국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 불빛 등을 작품에 녹여냈다.

전시장에서는 홍티아트센터의 역사도 엿볼 수 있다. 재단은 지금까지 수집하고 쌓아 온 작가 인터뷰 영상과 레지던시 종료 기념 작품 수십 점을 이번 전시에 내놨다. 그렇게 내놓은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들의 고민과 철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8. 8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9. 9[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0. 10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4. 4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5. 5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6. 6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7. 7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0. 10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