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출신… 프랑스 오가며 연출
- 서면 대한극장서 영화인 꿈 키워
- “네 번째 작품 칸 공식 초청 영광
- 상징적 인물 다큐, 제겐 큰 도전
- 긍정적 비전 제시하는 작품되길”
제77회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영화 청년, 동호’의 연출자 김량 감독에게 관심이 쏠린다. 칸에 진출한 한국 장편영화가 올해는 ‘베테랑 2’ 정도에 그쳐 ‘가뭄’인 상황에서 인물 다큐멘터리로 이 분야 최고 권위인 칸 클래식 섹션에 공식 초청돼서다. 국제신문은 프랑스에 있는 김 감독을 지난 2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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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를 연출한 김량 감독. 부산 출신 영화인인 그는 프랑스와 부산을 오가며 영화를 만든다. 이번 영화는 그의 네 번째 작품으로, 제77회 칸영화제 칸 클래식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사진 주민욱 |
김 감독은 “네 편째 작품으로 칸에 공식 초청을 받아 진심으로 영광이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의 호평을 받고 내가 추구해 오던 영화적 가치관을 인정받은 것 같아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님 같은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인물에 관한 다큐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며 “이 작품이 한국영화가 직면한 위기에 인사이트를 주며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 김 감독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프랑스에 유학해 영화를 공부했다. 이후 프랑스와 부산을 오가며 분단을 주제로 한 ‘바다로 가자’ 등 장편 다큐멘터리 3편을 연출했다. 저서로 ‘파리가 영화를 말하다’가 있다.
김 감독과 이번 영화의 인연은 강수연 배우가 세상을 떠난 202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제신문은 김량 감독에게 고 강수연 배우에 관한 특별기고를 의뢰했다. 김 감독은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국제신문 2022년 5월 11일 자 20면)를 썼다. 글에서 김 감독은 2015년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열린 임권택 감독 회고전에서 동경하던 강수연 배우를 만나고 교감한 사연을 전했다.
김 감독은 “당시 김 전 위원장을 찾아뵈었는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고 상실감이 큰 모습이라 마음이 짠했다. 당시 김 전 위원장님 이야기를 다룬 다큐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듬해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말하는 이가 편안하도록 배려했다. “다큐멘터리는 화자가 카메라 앞에서 편안해지는 게 가장 중요한데, 김 전 위원장이 이야기하면서 점점 편안해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영화 청년, 동호’가 칸 클래식에 초청된 데 대한 의미도 전했다. “한국에서는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는 방식, 다시 말해 일종의 편견이 강한 편이다. 유럽은 고정된 형식보다 다큐멘터리 요소가 가진 힘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연대기 순이 아니라 과거·현재를 교차하며 상징적 요소를 이어가고, 장면 장면 간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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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청년, 동호’의 한 장면. |
이번 촬영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로 임권택 감독과 만난 일을 꼽기도 했다. 임 감독의 오랜 팬이라는 김 감독은 “시선과 통찰력 자체가 엄청나게 깊고 인간적으로도 존경스럽다. 편집 때 임 감독님이 등장하면 행복할 정도”라고 웃었다. 부산 서면 ‘대한극장’은 처음 영화에 빠져들게 한 상징적 장소다.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는데 삐걱거리던 나무의자와 단체 관람하던 학생들 모습 등 신선한 충격과 추억이 많다”고 했다. 미술을 전공한 김 감독은 평소 전시를 보며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2011년부터 부산과 프랑스 파리를 오가며 작업하는데, 1년에 9개월가량 부산에 머문다. 현재는 칸 출품에 맞춰 ‘영화 청년, 동호’ 예고편 작업과 현지 프레스킷 준비 등으로 바쁘다. 칸 이후 활동계획을 묻자 “부산을 소재로 한 극영화 프로젝트를 개발한 게 있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고 밝혔다. 칸 클래식은 고전 영화를 복원 상영하거나 영화인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세계 최초 공개(월드 프리미어)하는 부문으로, 20주년을 맞아 올해는 라인업은 더욱 화려하다는 평가다. 국제신문은 ‘영화 청년, 동호’ 제작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