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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조] 독거 /손영자

부산시조시인협회·국제신문 공동기획

  • 정유지 시조시인·경남정보대 교수
  •  |   입력 : 2024-01-31 19:28:23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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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양지쪽에 두어 송이 남은 국화



고개 들어 바라보니 산등성이 앙상하다



목덜미 낡은 옷 한 벌 시리도록 껴입는다



손영자 시인은 시조집 ‘다정한 오후’를 통해 자칭 ‘여적(餘滴)의 여류시인’임을 부각하고 있다. 여적이란 글을 다 쓰거나 그림을 다 그리고 난 뒤에 남은 먹물을 말한다. 어떤 기록에서 빠진 나머지 사실을 기록한 것도 여적이다. 인생의 깊이로 완성한 호칭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을 단 하루로 비유할 때, 시인이 맞이한 오후는 두루 살필 수 있는 시기이다. 인생이 무엇인지 모른 채 앞만 보고 살아오다 맞이한 오후는 비로소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삶에서 소외되고 빠진 이들을 향해 긍휼(矜恤)의 눈길을 보낸다.

일찍이 맹자는 ‘환과고독(鰥寡孤獨)’이라고 했던가. 일할 능력이나 의지할 데가 없는 늙은이와 어린이를 일컬어 ‘환과고독’으로 불렀다. 오늘날 홀아비 과부 고아 독거노인 등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계층이 이에 속한다. 놀라운 사실은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통계에 의하면, 1인 가구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하고 있다. 3가구 중 1가구꼴인 셈이다. 1인 가구는 시대적 흐름을 넘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시인은 담벼락 양지쪽에서 외롭게 남겨진 두어 송이 국화를 직시하면서, 존재적 자각과 성찰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목덜미 낡은 옷 한 벌을 시리도록 껴입는 삶 속에서 짙은 고독감이 묻어나온다. 시인은 외롭고 고독한 이들에 대한 따뜻한 손길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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