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디오 건립 지역 숙원 해결
- 삭감된 정부 예산 복원 등 과제
- 올해 한국영화 살리는 골든타임
- 창고영화 150편 개봉 지원 절실
한국 영화 진흥 정책·시책의 최일선인 영화진흥위원회 박기용 위원장은 지난 7일로 2년 공식 임기가 종료됐다. 다만 관련 규정에 따라 차기 위원장이 뽑힐 때까지 업무를 이어가는데, 취임 전 재직하던 단국대 교수 복귀 시점인 이달 말까지 영진위에서 근무를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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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진흥위원회 박기용 위원장이 지난 8일 “올해가 한국 영화를 살릴 골든타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만난 박기용 위원장은 “올해가 한국 영화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최근 영화 ‘서울의봄’ ‘노량: 죽음의 바다’ 등 흥행작이 나왔지만, 섣불리 한국 영화의 기세 회복을 이야기할 수 없다. 위기를 몰고 온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만들고도 개봉하지 못한 채 묵힌 ‘창고 영화’는 제작비 30억 원 이상 43편, 30억 원 미만 100편이다. 이들 영화에 대한 투자금은 묶여 있고, 신규 투자는 힘든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팬데믹이 지나가면 나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지만 회복세는 미미했다. 지금 한국 영화는 그야말로 초비상“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전환 계기를 잡지 않으면 위기가 심해지고 고착되리란 점에서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은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그는 ①상생펀드 등을 활용한 창고 영화 개봉 지원 ②기존 9~12개월에서 9주 미만으로 줄어든 홀드백(개봉 영화가 OTT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 질서 확립 ③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제작비 10억~20억 원의 중소영화 제작 지원 ④시나리오 작가 처우 개선을 통한 스토리텔링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홀드백은 그 기간이 짧아질수록 영화산업의 위축을 가속화해 개선이 시급하다. 치솟는 제작비도 악순환을 가속화한다. 2, 3년 전 평균 30억 원이던 제작비는 현재 50억 원으로 대폭 올랐다. 그만큼 BP(손익분기점)도 높아져 제작비 회수는 더욱 어려워졌다. 박 위원장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라면 국제 공동 제작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미래 시장 발굴 개척의 핵심을 교육이라고 보고, 카자흐스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몽골 등과 협약을 맺고 영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촬영소 매우 중요”
2026년 완공될 부산촬영소(기장군 장안읍)는 25만8152㎡ 부지에 실내 스튜디오 3개 동(650평형·2284㎡, 450평형·1381㎡, 1000평형·2830㎡)과 제작 지원시설을 포함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로케이션과 스튜디오 촬영 병행이 가능해지면, 자연과 도심을 보유한 부산은 촬영지로서 강점을 더한다.
박 위원장은 완공 이후 촬영소 활용도를 극대화할 ‘매력적인 유인책’을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실내 스튜디오는 최소 10개 정도는 보유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그는 봤다. 3개 동이 건립될 부산촬영소에 추후 2개 동을 추가 추진하고, 부산시가 추진 중인 OTT 스튜디오도 5개 동가량 확보하면 신규 스튜디오는 10개로 늘어난다.
경기도 파주 ‘CJ ENM 스튜디오’의 경우 2022년 오픈 시점에 실내 스튜디오 13개 동을 보유했다.
박 위원장은 “OTT 시리즈의 경우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머물며 촬영한다. 예약을 받지 못해 이들을 놓치면 돌아오게 하기 힘든 만큼 스튜디오를 다수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제작진이 부산에서 장기간 머물며 관광 산업 증대 효과도 볼 수 있도록 로케이션 인텐티브 예산과 세금 환급 등 혜택도 현행 10억 원(국고)에서 대폭 늘려야 한다고 했다”고 그는 짚었다.
■영발기금↑지역영화지원↓
2024 영진위 예산은 총 734억 원(영상전문투자조합 출자 250억 원+애니메이션종합지원 20억 원 포함) 편성됐다. 이 중 체육진흥기금(300억 원), 복권기금(54억 원) 등 영진위가 처음으로 다른 기금에서 확보한 예산 354억 원이 들어와 요긴하게 투입됐다.
하지만 지역 영화계 형편은 혹독하다. 12억 원이던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 사업은 폐지됐고, ‘국내 및 국제영화제 지원’ 예산은 52억5900만 원에서 25억1900만 원으로 삭감(52%)됐고 지원을 받는 영화제는 기존 41개에서 10개로 대폭 축소될 위기다. 이렇게 되자 비난은 관련 사업을 맡은 영진위로 향했다.
박 위원장은 “팬데믹 기간 크게 늘어난 예산의 재조정 과정에서 예산 재구조화는 불가피했다”면서도 “영화계의 우려를 알며 이유가 어찌 됐건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관련 예산이 회복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영화제 특성과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 차별화한 특색이 분명한 프로그램 등이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하는 올해 사업계획 설명회를 오는 23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