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응모작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이는 심사위원 세 명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런 이유로 본심에서 논의될만한 작품들을 고르는 과정도 치밀한 독서가 필요했다. 시간도 오래 걸렸다.
공들인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기쁨 속에서 ‘변기는 가능합니다’ 외 2편, ‘통증’ 외 2편, ‘홀리데이 페퍼민트 캔디’ 외 2편, ‘해변에서’ 외 2편, ‘수저통’ 외 2편을 골랐다. 열띤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남은 것은 ‘해변에서’ 외 2편과 ‘수저통’ 외 2편이었다.
먼저 ‘수저통’ 외 2편은 시를 풀어나가는 안정된 솜씨가 인상적이었다. 대상의 슬픔을 환유적 비유로 풀어내는 능력도 좋았고 이를 감상적으로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공감도 높은 이미지와 생활 감각 속에서 충분히 설득될 수 있을 정도로 그려냈다. 또한 대상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따뜻한 시선이 아름답고도 능숙하게 다가왔다.
박유빈의 ‘해변에서’ 외 2편은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었다. 특히 당선작 ‘해변에서’는 더욱 그렇다. 바닷가에 떠밀려온 ‘눈알’이라니! 비유나 상징이 아니다. 정말 ‘눈알’이다. 이 낯선 설정을 끝까지 기이하면서도 설득력있게 풀어나가는, 차라리 힘을 뺀 화자의 태도가 더 신뢰감을 주었다. 거기에 상처와 고독, 사랑의 슬픔이 자연스럽게 겹치도록 풀어내는 과정은 읽으면 읽을수록 흡입력이 있었다.
최종 결론은 빨리 낼 수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이 낯선 상상력에 점수를 주기로 흔쾌히 합의했다. 마음을 담아 축하를 보낸다. 이 응모자가 펼쳐나갈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기대된다.
심사위원=김언 박상수 최정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