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 솜씨일까 속가 부모 섬기듯
황토 한층 기와 한층 온 마음 쌓아올려
적막을 앉힌 무늬가 지지 않는 꽃이다
김정수 시인은 통도사 사명암을 노래하는 현대판 약사여래(藥師如來) 같은 존재이다. 혼탁한 시대 속에 방황하는 중생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공양(供養)의 시문을 꽃피운다. 특히 속가 부모를 섬긴 수행자의 손길을 되돌리면서, 타자(他者)와 일정한 미적 거리가 유지되고 있다. 나아가 황토와 기와 한층 한층 올리듯 정성으로 쌓아 올린 꽃담을 노래한다.
아아, 고요하고 쓸쓸함이 깃든 초월적 외로움의 무늬를 세상에 물들이고 있다. 그 무늬는 사명대사가 모옥을 짓고 수도하며 금강계단 불사리를 수호했던 해탈의 불심을 온전히 담아낸다.
꽃담에 기댄 시인은 깨달음의 순간을 맛본다. 그 깨달음은 열반의 세계에 이르는 분명한 길을 그려내고 있다. 번뇌를 비워내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풍경소리가 묻어난다.